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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1차 산별중앙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
금융권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과 내년 단체협약 개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산별중앙교섭을 시작했다.
김문호 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하영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 등 교섭대표와 27개 금융기관 노사 대표는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만나 서로 인사하는 상견례를 열고 향후 교섭일정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협상이 그동안 거듭 파행된 점은 유감이지만 시작하는 교섭은 상호 신뢰하고 존중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 회장 역시 "4월에 이뤄져야 했을 상견례가 7주나 지나서 이뤄졌다"며 "올해 산별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금융노조와 금융사용자협의회는 매주 목요일에 만나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교섭은 다음주 목요일인 6월2일에 열린다.
노사는 앞으로 8인의 대표교섭위원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표교섭단은 김 위원장과 하 회장 외에 외환은행, SC제일은행, 경남은행 노사 대표로 구성됐다.
첫 만남은 이뤄졌지만 향후 접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노조와 금융사용자협의회는 3월 서로의 요구안을 주고받았다. 금융노조는 임금 4.4% 인상, 성과연봉제 도입 금지, 성과평가에 따른 징벌 금지 등을 요구했고 금융사용자협의회는 임금동결,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관리방안 도입 등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성과연봉제와 관련한 지금의 금융현장은 파국 그 자체"라며 "관치금융의 사슬을 끊고 금융노사가 평화와 신뢰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은행의 순이자마진율(NIM)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판매관리비는 늘어나는 등 은행의 저수익 고비용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금융사용자협의를 탈퇴한 7개 금융공공기관 문제도 협상의 걸림돌로 남아있다.
금융노조는 17일 금융사용자협의를 탈퇴한 7개 금융공공기관 기관장들에게 산별공동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산별공동교섭은 금융사용자협의회의 설립 전인 2009년까지 금융권 노사의 교섭 진행방식이다.
금융노조는 산별중앙교섭에서 금융공공기관과 협상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관례에 따라 산별공동교섭을 요청했다.
하지만 산별중앙교섭 2시간 전에 열기로 했던 산별공동교섭은 7개 금융공공기관 사용자 측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산별공동교섭에 사측이 불참한 데 대해 "사측이 금융산업의 안정을 원하는지 우려가 크다"며 "헌법에 보장된 노사 자율교섭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산별공동교섭에 불참한 7개 금융공공기관 기관장들에게 26일 산별공동교섭을 열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금융사용자협의를 탈퇴한 7개 금융공공기관 가운데 현재 4곳(한국자산관리공사, KDB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은 노조의 동의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