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5-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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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장애인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로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는 기업. 사회적기업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씨튼베이커리)의 미션이다.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에서는 장애인이 빵을 만든다. 국산 밀과 국산 곡물을 사용해 국내 농가에 도움을 준다. 정직한 재료로 만든 먹거리이기에 소비자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수익은 다시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된다.
▲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에서 직원들이 빵을 만드는 모습.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
22일 좋은 재료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원칙을 꾸준히 지켜온 씨튼베이커리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는 씨튼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유기농 베이커리 제품 및 시리얼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씨튼수녀회가 장애인들에게 직업훈련을 통한 사회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자립과 자아실현을 돕기 위해 2001년 설립했다. 2008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씨튼수녀회는 장애인 교육을 담당하는 특수학교인 은혜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졸업 뒤 사회에 진출해 자립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씨튼수녀회는 이러한 현실을 보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직업재활시설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빵과 쿠키를 만드는 씨튼장애인직업재활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2002년에는 씨튼베이커리라는 새로운 브랜드도 내놨다.
특히 씨튼베이커리는 착한 원재료를 사용해 '착한' 빵을 만든다. 수입밀을 혼합하지 않고 국내에서 자란 우리밀만을 쓴다. 무항생제 계란, 유기농 설탕, 올리브유 등 좋은 재료만 엄선해 사용한다.
유화제나 개량제,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 인증도 받았다.
씨튼베이커리는 2009년 유기농 후레이크 사업에도 진출했다. 국산 유기농 통곡물을 사용해 후레이크 및 스낵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튀기지 않고 구웠으며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이다.
씨튼베이커리 관계자는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는 제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라는 편견 등으로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초기에는 여러 성당을 찾아가 직접 판매하는 등 좋은 원재료를 이용한 좋은 제품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이후 이런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이 늘면서 사업이 점차 자리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씨튼베이커리에는 모두 8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47명이 장애인이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 직업재활을 위해 사용된다.
장애인 근로자들 가운데 새로 직업훈련을 받아 일반 직장으로 옮겨간 이들이 많다. 제과점을 새로 연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소비자에게 해롭지 않은 건강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이에 따른 수익을 다시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 씨튼베이커리가 구워 팔고 있는 빵. <씨튼베이커리>
씨튼베이커리는 2008년 자체 쇼핑몰을 오픈했고 2019년에는 홈쇼핑에도 진출하면서 판매처를 다양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씨튼베이커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직영매장도 기존 3곳 가운데 2곳을 폐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물가상승에 따른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
씨튼베이커리 관계자는 “원재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이 모두 오르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올해는 판로 확대 등 사업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함께 일하는 장애우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