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증시 안정보다 인플레이션 완화를 최우선 목표로 둔 금리인상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식시장에 ‘닷컴 버블붕괴’ 수준의 큰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증권전문지 마켓워치는 19일 “미국 증시에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상황은 앞으로 수 개월 또는 수 년 동안 벌어질 일에 비교하면 예고편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각으로 18일 미국증시에서 S&P500지수는 하루 만에 4.04%, 나스닥지수는 4.73% 떨어지며 최근 2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투자회사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스콧 미너드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나스닥지수가 2021년 11월 기록한 고점 대비 7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S&P500지수는 올해 1월 기록한 고점보다 약 45%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했다.
현재 나스닥지수는 이미 고점 대비 28%, S&P500지수는 18% 하락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미너드 CIO는 “1999~2000년 닷컴 버블붕괴 사태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많이 비슷해 보인다”며 “올해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증시에 큰 충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닷컴 버블붕괴는 1990년대 후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미국 대형 기술주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여러 기업들이 도산한 사태를 말한다.
미너드 CIO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하락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앞으로 공격적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이런 예측을 내놓았다.
연준이 금리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증시가 큰 충격을 받더라도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확실한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가 통상적 수준을 훨씬 뛰어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미너드 CIO는 “연준은 미국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는 일을 거의 신경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심각한 수준의 주식 매도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경제활동이 위축돼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지금과 같이 연준이 공격적 금리 인상을 사전에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증시 하락폭도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
미너드 CIO는 주식시장이 다시 반등하는 시점은 이미 큰 충격이 휩쓸고 지나간 이후가 될 것이라며 올해 ‘고통스러운 여름’을 지나 10월 전후 주식시장 상황이 저점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