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반도체 파운드리시장 성장 둔화와 원가 상승에 영향을 받아 내년까지 점진적 수익성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반도체업황 악화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TSMC의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증권전문지 시킹알파는 18일 시장 조사기관 JR리서치 분석을 인용해 “TSMC에 대해 내놓았던 기존의 긍정적 전망은 틀렸다”며 “수익성이 이미 정점을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JR리서치는 TSMC의 반도체 시설 투자 확대가 중장기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사업 전망도 불안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반도체 소재 공급부족 사태와 인력난 등 영향으로 TSMC의 반도체 생산 원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물류난에 따른 부품 수급 불안정과 코로나19 사태 확산도 반도체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JR리서치는 TSMC의 매출 증가율과 수익성이 현재를 정점으로 내년까지 점차 하락하게 될 것이라며 잉여현금흐름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가 3년 동안 반도체 시설투자에 1천억 달러(약 127조 원)를 들이는 등 공격적 투자를 추진하면서 수익성도 하락해 재무구조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TSMC는 반도체 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파운드리 단가를 5~9%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약 20% 수준으로 추정되는 반도체 원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TSMC의 수익성 개선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JR리서치는 “TSMC의 성장률 및 수익성 둔화는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이라며 “2020년부터 계속돼 온 주가 상승세도 힘을 잃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TSMC의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반도체 원가 상승과 업황 변화에 영향을 받는 만큼 TSMC의 매출 증가율과 수익성 하락과 비슷한 수준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도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라 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반도체 생산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TSMC의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를 대폭 웃도는 만큼 전체적 업황 악화와 원가 상승에 따른 영향은 삼성전자보다 TSMC에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TSMC가 재무구조 악화 및 수요 둔화에 대응해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늦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다.
TSMC의 공격적 시설 투자가 불러올 것으로 예측됐던 파운드리시장 경쟁 심화 리스크가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R리서치는 TSMC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며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더 좋은 시점을 기다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