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플랜B’ 찾는다, 테슬라 주식 담보대출 포기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계정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금융기관에서 테슬라 주식으로 담보대출을 받아 트위터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 주가가 최근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전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거나 테슬라 주가 하락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13일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 담보대출을 완전히 제외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트위터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의 테슬라 인수에 자문역할을 맡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트위터 인수에 참여할 잠재적 투자자들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테슬라 주식을 활용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전량을 440억 달러(약 56조 원)에 사들여 자진 상장폐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 가운데 125억 달러는 금융기관에서 테슬라 주식 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주와 세콰이아캐피털, 카타르홀딩 등 투자자들이 일부 자금을 대기로 하면서 주식 담보대출 예상 규모가 62억5천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모건스탠리가 새 투자자들을 찾고 있는 이유는 결국 테슬라 주식 담보대출을 완전히 포기하고 외부 투자자들의 힘을 더 빌리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으로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처음 추진할 때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으로 담보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12일 미국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728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최근 약 8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처음 추진하던 약 1개월 전과 비교하면 30% 정도 떨어진 것이다.

미국 증시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테슬라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금융기관들은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담보로 잡거나 대출 금액을 줄이고 이자율을 높이는 등 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 수밖에 없다.

테슬라 주가 하락의 원인이 트위터 인수를 위한 담보대출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점도 머스크가 기존의 자금 조달 계획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만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머스크 측에서 추가로 트위터 인수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가 제시한 트위터 인수가격이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너무 고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데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향한 이용자들의 여론도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서비스 운영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면 이를 반대하는 이용자들이 이탈할 수 있고 이는 결국 플랫폼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허용하는 등 머스크가 앞세우고 있는 트위터 운영 방향과 관련해 유럽연합 관계당국이 규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에 머스크가 현실적 한계를 느끼고 인수 의사를 철회하거나 인수 가격을 낮춰서 다시 계약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미국증시에서 트위터 주가는 전날보다 2.19% 떨어진 45.0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머스크가 제안한 트위터 지분 인수 가격은 1주당 54.2달러인데 주가가 이를 크게 밑돈다는 점은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인수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