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를 비롯한 주요 파운드리 업체가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반도체 단가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고객사들은 전자제품 수요 감소를 예상하고 있어 제품 가격을 높이기 어려운 만큼 파운드리 단가 인상을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중국 현지 매체 애집미(아이지웨이)에 따르면 반도체 고객사들은 파운드리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수용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소비전자제품 시장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도 뚜렷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등 일부 업계의 시장 수요는 아직 유지되고 있지만 이 조차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 시장 전기차 수요가 줄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반면 파운드리 업체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압박을 받고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가격 인상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업체들의 전반적 상황을 보면 빠듯했던 공급이 조금 해소됐으나 가동률과 제조원가 등 부분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2분기에 가격 인상 계획을 새롭게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TSMC의 경우 3분기부터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 가격을 올리기로 했으며 12인치 반도체 파운드리 가격 인상 여부는 아직 논의하고 있다.
파운드리 고객사인 반도체 설계 업체들의 경우 가격이 올라가면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반도체 설계 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나 중국 코로나19 대유행 등 영향을 받아 원자재 공급과 물류에서도 제한을 받을 뿐 아니라 시장 경쟁력을 지키려면 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애집미에 따르면 2021년 2분기부터 원자재 구매 가격이 폭등하면서 반도체 설계 기업의 올해 1분기 기준 원자재 구매비용은 2021년 1분기보다 50% 폭등했다.
하지만 반도체 설계 업체들은 2021년 4분기부터 고객사 수요가 약세 조짐을 보이자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제품 판매가를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1분기 기준 반도체 설계 업체의 웨이퍼 판매가격은 2021년 1분기보다 30%만 올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것에 비해 상승폭이 덜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기업의 1분기 실적이 폭락하거나 적자를 봤다.
파운드리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반도체 설계 업체도 가격을 올려야만 한다. 하지만 전자제품 업계 시장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 조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