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팜유 제조사업을 바탕으로 바이오연료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은 팜유 제조사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키우면서 포스코그룹 차원의 친환경사업 확대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팜유로 바이오연료 만든다, 주시보 친환경사업 확장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7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분기 실적 호조세를 올해 내내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해 모든 분기에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유 연구원은 “최근 동유럽 의존도가 높은 식용유지 대체제로 팜오일이 부각되면서 상당 기간 구조적 가격 강세가 예상된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 사업까지 포함해 인플레 국면에서 실적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매출 37조9465억 원, 영업이익 7707억 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11.78%, 영업이익은 31.66% 늘어난 수치다.

주시보 사장은 강해진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팜유 제조 사업의 가치사슬 확장 전략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GS칼텍스와 친환경 바이오연료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는 첫번째 협력사업으로 인도네시아에 팜유 정제시설과 바이오디젤 공장을 새로 짓고 항공기 등에 쓰이는 바이오연료 사업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존 팜유 제조 중심에서 팜유를 정제해 바이오연료로 가공하고 유통하는 부분까지 가치사슬을 확장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바이오연료는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식물·미생물·동물 등의 생물체(바이오매스)나 음식쓰레기·축산폐기물 등을 열분해하거나 발효시켜 만들어낸 연료를 말한다. 화석연료보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해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주 사장은 팜유사업 지주회사를 설립해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기반을 준비했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현지에 팜유사업 지주회사 아그파(AGPA)를 세우고 향후 지주회사를 통해 신규 팜농장 확보, 팜유 정제 및 바이오연료 플랜트 투자 등 팜유사업 가치사슬 확장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인도네시아 팜법인(PT.BIA) 중심의 사업구조에서는 사업 확장에 제약이 있다고 보고 지배구조 전환을 통한 사업 고도화를 도모한 것이다.

주 사장이 본격화하고 있는 팜유 제조사업 확대 전략은 전망이 밝다는 시선이 많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팜유 제조사업은 생산량 확대와 시황 호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왔다.

2011년 팜유 제조사업을 시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6년 CPO 상업생산을 개시한 뒤 2018년 5만6천 톤, 2021년 17만 톤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려왔다. 

주 사장은 현재 모두 연산 9만 톤 규모의 팜유 공장(CPO Mill) 3기 증설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올 4분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팜유 원유 평균단가는 2020년 578달러에서 2021년 808달러로 40%가 뛰었다. 이에 팜유 제조사업 영업이익은 2019년 73억 원에서 지난해 768억 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이는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전체 영업이익 5854억 원의 13.1%에 달한다.

더욱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규제로 인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펼칠 바이오연료 사업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약 65개 국가들이 바이오연료 의무혼합제도를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GS칼텍스 등 5개 정유사를 대상으로 2015년 7월부터 경유에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비율 2.5%를 적용하기 시작해 2018년 3%, 지난해 7월부터는 3.5%를 적용하고 있다. 2030년엔 5.0%까지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비율이 높아진다. 

주 사장이 팜유 제조사업을 키우는 일은 포스코그룹의 친환경사업 확대를 통한 성장전략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포스코그룹은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2차전지소재, 수소, 에너지, 식량 등 친환경사업 중심으로 사업영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 에너지사업과 함께 식량사업을 맡고 있다. 

식량사업은 현재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과 인도네시아 팜유사업을 양대축으로 진행되는데 우크라이나 미콜라예프주의 곡물터미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폐쇄돼 재개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주 사장으로서는 포스코그룹의 식량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팜유 제조사업에서 가치사슬을 넓히는 일이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GS칼텍스와의 제휴는 탄소중립 실현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대에 친환경 바이오연료사업 진출로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