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건설·중공업 계열사 지분을 늘릴까?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그룹 건설·중공업 계열사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회사 안팎의 악재에 시장에 떠도는 사업 구조개편설까지 겹쳐 좀처럼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지분을 취득해 이 기업에 대한 삼성그룹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19일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보다 4.49% 하락한 11만7천 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한 뒤 최저수준이다. 삼성물산 주가는 장중 한때 11만6천 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썼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장중 88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일보다 2.63% 하락한 8880원으로 마감했다. 2005년 6월 이후 약 11년 만에 최저치다.
삼성물산은 18일 카타르 도하메트로 프로젝트 계약이 해지됐고 삼성중공업은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이 반려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런 악재만으로 최근의 주가부진을 설명하기는 무리다. 무엇보다 삼성그룹 건설·중공업 계열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점이 더욱 뿌리깊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 흐름은 이를 잘 보여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실적개선과 자본잠식 해소, 수주 증가 등 경영정상화 속도가 빠르다. 1분기 영업이익이 26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3.1% 늘어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3공장, 한미약품 평택2공장 등 바이오플랜트를 수주해 실적전망도 밝아졌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19일 전일보다 5.61% 하락한 1만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뚜렷한 악재가 없었는데도 삼성물산이나 삼성중공업보다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
주가급락 사태를 수습하려면 삼성그룹 차원에서 건설·중공업부문에 대한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든다. 증권가에서 벌써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늘리며 건설·중공업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올해 2월 2천억 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였다. 삼성SDI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하는 데 최대주주로서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이를 인수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300억 원어치도 인수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700억 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그 뒤 주가는 반등하지 못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고 삼성엔지니어링도 조금 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유상증자 결정 이전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주택사업 매각과 플랜트사업 분할합병 등 삼성그룹의 건설·중공업 사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지분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해지는 이유다.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이나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인다면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중공업 주주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삼성중공업 채권단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삼성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상증자 가능성 등이 떠오른다.
이 부회장이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해 개인지분을 확보할 경우 삼성그룹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