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부터 LCD생산라인의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업체들과 소모적인 출혈경쟁을 지속하는 것보다 수익성에 중점을 둔 사업구조로 체질을 바꿔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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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왼쪽)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19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부터 LCD생산라인의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LCD공급능력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탕정에 위치한 LCD생산라인의 공급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며 LG디스플레이도 구미의 LCD생산라인에서 생산효율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LCD시장에서 중국 패널업체들과 가격경쟁을 통해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LCD사업에서는 실익을 거두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LCD패널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사이즈, 화질 등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벌여왔던 게 사실”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비중 확대, 생산라인 전환 등 LCD사업에서 유연한 전략을 사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 역시 “LCD사업에서 원가경쟁력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등 생산라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도 LCD패널 시장점유율에서 선두적인 입지를 지켜냈다. 두 회사의 1분기 LCD시장점유율 합계는 44.8%로 대만, 중국, 일본 디스플레이업체들보다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부상에 LCD패널의 공급과잉 상황이 1년 가까이 지속됐고 LCD 가격하락세가 이어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게 된 것이다.
문제는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LCD패널 생산능력이 향후 2~3년 안에 더 확대되고 LCD업계의 공급과잉 상황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중국업체들의 LCD패널 투자가 가속화되며 LCD시장의 공급과잉 상황이 2018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LCD산업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에 동참할 것인지 아니면 LCD산업을 중국업체들에게 넘기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전망했다.
IHS는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올해가 생산라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적기”라며 “생산라인 조정 등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LCD사업을 견조한 수익사업으로 바꿔 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