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6월1일 치러지는 강원도지사 선거 결과가 앞으로 강원랜드의 운영방향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 폐광지역 경제의 핵심인 강원랜드를 놓고 유력 강원도지사 후보 사이에 온도차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강원지사 선거 촉각, 이광재 규제완화 김진태 인적쇄신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진태 국민의힘 의원.


1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강원도지사 자리를 놓고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두 후보는 오는 12~13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본격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이번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19일부터 31일까지 13일이다.

두 후보는 아직 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상태지만 각자 출마선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공약을 발표하면서 대략적인 도정 운영 방향을 밝혔다.

두 후보 모두 강원도 발전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강원랜드를 향해서는 다소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폐광지역의 발전을 위해 강원랜드의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겠다는 태도다. 특히 강원랜드에 적용되는 대표적 규제 가운데 하나인 매출총량 규제의 완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6일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출마선언식을 열어 “폐광지역에 각별한 애정을 쏟겠다”며 “1조5천억 원에 묶인 강원랜드 매출 제한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랜드의 이익금을 교육과 병원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현재 전문가들과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고 차후에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출총량 규제의 완화 또는 철폐는 폐광지역 지역사회의 지속적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강원랜드의 사업이 제한되는 만큼 지역경기 활성화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 내는 부담금에도 제한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폐광지역인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서 처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공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역시 공약을 발표하며 직접 “저는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을 시작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김 후보는 강원랜드와 관련해 정책보다는 경영진의 인적 쇄신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주요 공약으로 ‘강원도 3대 불공정 척결’을 내세웠다. 김 후보가 주장하는 강원도 3대 불공정은 알펜시아 입찰담합 의혹, 레고랜드 강원도청 직원 무료체험, ‘강원랜드 인사 알박기’ 등이다.

강원랜드 인사와 관련된 김 후보의 태도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다.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민주당 출신 인사인데다 심규호 강원랜드 부사장이 이광재 후보의 보좌관 출신이다.

김 후보는 강원랜드와 관련해 현재 2045년까지 시효가 연장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을 놓고 항구화를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내놓기는 했다.

하지만 폐특법의 시효가 20년이 넘게 남은 데다 2021년 연장 때 신설된 부칙에 따라 이미 폐특법이 사실상 항구화됐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김 후보가 현재까지는 강원랜드와 관련해 정책보다는 인적 쇄신에 집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당과 마찰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의 든든한 지지를 받기 위해 당심에 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으며 강원도정과 관련해 당의 정책협조를 약속받았지만 김 후보는 컷오프를 당한 뒤 다시 경선 참여 기회를 얻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김 후보는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후보가 당으로부터 ‘5대 제안’ 등 정책협력을 약속받은 일을 놓고 부럽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부럽다. 후보로 나오는 데 당 전체가 정책지원까지 해가며 카펫을 깔아준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저는 당에서 컷오프 당했다가 구사일생으로 기사회생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방선거가 본격화 되면 김 후보도 당의 강원랜드를 놓고 적극적으로 정책 공약을 내놓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강원도는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12%포인트 높은 54.18%의 지지를 보였을 정도로 경상권을 제외하면 국민의힘 지지세가 가장 강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 역시 "강원지역은 윤 당선인에 이상하리만큼 애정이 많은 지역"이라며 "윤 당선인 역시 강원도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그 여망을 담아 내는 것이 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