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SSG닷컴과 G마켓, 옥션의 통합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양강 구도로 이커머스시장을 이끌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를 추격하기 위한 전략인 셈인데 낮은 가격을 앞세워 통합멤버십 출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 |
27일 신세계그룹이 공개한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G마켓, 옥션 운영)의 통합멤버십 ‘스마일클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멤버십 가격을 이원화해 운영한다는 점이다.
5월12일에 공식 출범하는 스마일클럽은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등 두 가지 플랫폼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SSG닷컴을 통해 스마일클럽에 가입하면 유료멤버십 이용료를 매달 결제하게 된다. SSG닷컴은 이용료로 월 3900원을 책정했다.
이렇게 되면 장보기 무료배송 쿠폰 1장과 함께 상품 10% 할인 쿠폰 1장이 ‘전용혜택’ 명목으로 발급된다.
지마켓글로벌을 통해 스마일클럽에 가입하면 과금체계가 달라진다.
지마켓글로벌을 이용해 유료멤버십을 신청하면 멤버십 서비스의 이용료 결제 주기가 월 단위가 아닌 연 단위로 바뀐다.
지마켓글로벌은 스마일클럽의 이용료로 연 3만 원을 책정했다. 대신 이렇게 가입하면 G마켓과 옥션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인 스마일캐시로 3만5천 원을 즉시 지급한다.
SSG닷컴은 통합멤버십의 이러한 이원화된 과금체계를 이미 이용약관에도 반영해 놓았다.
SSG닷컴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통합멤버십 서비스는 회원혜택 및 관련 부가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로 월 단위나 연 단위로 가입 및 이용할 수 있다”며 “회원은 결제 주기에 따라 ‘월 회원’과 ‘연 회원’으로 구분된다”고 알렸다.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이 책정한 스마일클럽 이용료는 쿠팡이나 네이버와 비교할 때 저렴하다.
쿠팡의 유료멤버십 ‘로켓와우’의 이용료는 월 4990원이다.
지난해 말까지 월 2900원으로 운영했지만 올해 초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가격이 인상됐고 기존 고객도 6월부터 차례대로 가격이 오른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유료멤버십 ‘네이버플러스’의 월 이용료도 4900원이다. 네이버플러스를 1년 단위로 결제하면 월 3900원 수준으로 이용료가 낮아진다.
SSG닷컴을 통해 스마일클럽에 가입하면 쿠팡이나 네이버와 비교해 멤버십 서비스 이용료가 최소 1천 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지마켓글로벌을 통해 가입해도 스마일클럽의 이용료는 다른 플랫폼의 유료멤버십 가격보다 낮다.
지마켓글로벌을 통해 스마일클럽에 가입면 연 단위로 3만 원을 내야 하지만 이용료보다 많은 포인트를 받으니 이용료 부담은 사실상 없다.
이는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이 쿠팡, 네이버의 유료멤버십보다 싼 가격으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을 세운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강희석 사장이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에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것은 상대적으로 가입자 기반이 약한 스마일클럽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지마켓글로벌이 이베이코리아 시절부터 운영해온 스마일클럽은 2017년 4월부터 운영됐다. 국내 이커머스기업 가운데 최초의 유료멤버십 서비스였다.
하지만 지마켓글로벌의 스마일클럽은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가입자 수가 적다.
쿠팡의 로켓와우 회원 수는 2021년 말 기준으로 900만 명이 넘었다. 네이버플러스의 가입자 수는 2022년 1분기 말 기준으로 700만 명을 돌파했다.
반면 스마일클럽의 가입자 수는 2021년 초 300만 명을 넘은 뒤 현재까지 큰 변동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료멤버십 선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인 쿠팡과 네이버에 밀리고 있는 만큼 강 사장이 특단의 대책을 꺼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이 신세계그룹의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사실 또한 강 사장의 공격적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은 3월 열린 이마트 정기주주총회에서 “고객 접점에서 디지털 쇼핑을 구현하고 온오프라인 통합멤버십을 통해 고객 혜택을 강화할 것이다”며 “지마켓글로벌과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규모의 성장을 달성해 이마트 에코시스템 성공 모멘텀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뿐 아니라 SSG랜더스,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여러 오프라인 자산들을 통합한 멤버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이 이러한 청사진을 구현하는 과정에 있는 첫 시작인 만큼 저렴한 이용료를 앞세워 초기부터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