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K반도체 중국 점유율 줄었다, 전경련 "정부 지원 시급"

▲ K반도체의 중국 시장점유율 변화. <전국경제인연합회>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중국 반도체 공급 규제 이후 K반도체의 중국 내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태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아태협력팀 팀장은 25일 ‘미국의 대중 반도체 공급규제 이후 중국 반도체시장 동향과 과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 이후 세계 최대 반도체시장인 중국에서 시스템반도체 강국 대만, 전통 반도체 강자 일본이 약진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위주의 K반도체는 중국점유율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미국의 2019년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축인 화웨이, SMIC를 상대로 한 반도체 공급규제 이후 대만, 한국, 아세안6(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중국 반도체 수입시장 점유율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8년 대비 2021년 대만의 중국 내 반도체 점유율은 4.4%포인트, 일본의 점유율은 1.8%포인트 늘어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5.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규제 개시 직전년도인 2018년 대비 37.2% 늘어난 가운데 대만과 일본 반도체 수입은 각각 57.4%, 34.8% 증가했다.

미국의 대만 반도체 수입이 증가한 것은 미국의 제재로 중국 토종기업과 중국 내 외국인 투자기업이 함께 미국 반도체 구매가 막히면서 대만산 반도체 칩 수입을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중국의 한국 반도체 수입은 6.5% 증가에 그쳤다. 이는 미국의 규제에 따른 화웨이의 한국산 메모리 구매 중단,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2021년 중국의 한국산 메모리 수입이 2018년 대비 13.7%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가전제품 핵심 비메모리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러, 기타 반도체는 각각 69.3%, 67.7% 증가했다.

2021년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4686억 달러로 원유 수입 2550억 달러의 약 1.8배이고 2020년 세계 반도체 수요 중 중국의 비중은 생산국가 소재지 기준 60%에 달할 정도로 중국경제에서 반도체는 중요하다.

이 때문에 중국은 2015년 반도체굴기를 천명하고 국가역량을 총동원하여 2020년 반도체 자급률 40% 달성(2025년 70%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20년 실제 반도체 자급률은 15.8%에 그쳤다

2020년 중국 내 생산 반도체 집적회로(IC)의 대부분을 TSMC,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인텔, UMC 등 중국 진출 해외기업이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기업 비중은 36.5%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의 2021년 반도체산업(반도체 집적회로 기준)은 2018년 대비 매출액은 61.0%, 생산량은 94.0%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업계는 중국이 중앙정부의 견조한 지원을 통해 글로벌 메이저 기업과 격차가 큰 첨단 노드(선폭) 파운드리 생산·장비·소재 분야에서 향후 10년 동안 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정부의 K반도체 초격차 확보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등 기업지원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크게 4가지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인력난 해소를 비롯해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 공장 신증설 규제 해소,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이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만성적 인력부족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2022~2031년 모두 3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반도체기업의 속도 경쟁에 맞춘 증설을 위한 규제 해소, 인프라 및 투자 등에 대한 실효적 인센티브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국가역량을 총동원하여 자주적 반도체 생태계 구축,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5월 출범 새 정부는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위해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세제혜택 등 정책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만 본부장은 “4월 중순 인수위의 신정부 국정과제로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 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은 K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라며 "정부 출범 즉시 범부처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 글로벌 공급망 협력체계 강화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