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이 적자를 5분기째 내며 장기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삼성그룹에서 의료기기사업을 책임지고 있는데 글로벌 의료기기업체들에 밀려 시장점유율도 감소추세를 보이는 등 경쟁력을 잃고 있다.
|
|
|
▲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 |
17일 삼성메디슨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1분기에 영업손실 75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적자규모가 50억 원가량 더 늘어났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부터 매분기마다 적자를 내 누적적자 269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삼성메디슨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기 신사업의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삼성그룹은 의료기기사업을 미래를 책임질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의료기기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이 분야에서 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메디슨은 당장의 수익보다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며 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주요 의료기기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메디슨이 연구개발에 지출하는 비용은 올해 들어 매출의 20%까지 늘어났다.
삼성메디슨은 3월에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이 대표를 맡게 되면서 삼성전자와 시너지를 통한 제품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삼성메디슨의 초음파 진단기기에 삼성전자의 IT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S디텍트’를 선보이며 의료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급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해 동물 건강 진단기기도 새롭게 추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데 비해 삼성메디슨이 의료기기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확대되지 않고 있어 삼성그룹 입장에서 신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삼성메디슨은 2014년에 의료기기 시장점유율 5.8%를 차지했지만 올해 1분기에 오히려 1.8%포인트 떨어졌다.
GE, 필립스, 지멘스 등 세 의료기기업체가 장기간 축적한 기술노하우를 기반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어 삼성그룹이 이들보다 앞서나가는 데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GE, 필립스, 지멘스의 합계 시장점유율은 70% 수준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의 특성상 고객들은 오랜 기간 사업을 진행해온 업체들의 기술력에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를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획기적인 기술개발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상 시장의 판도를 바꿔내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