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최근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 배경을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핵심으로 제시하면서 유가 안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주요 산유국에서 유가 안정화를 위해 공급을 확대하는 등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러시아 원유 수출제재 확대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세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OPEC은 현지시각으로 21일 IMF에 “국제유가 상승의 원인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급 차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1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98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된 3월부터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OPEC이 가파른 유가 상승과 관련한 IMF의 우려에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결국 국제유가 상승의 책임을 돌려 앞으로 유가 안정화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감소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만큼 OPEC 소속 산유국들이 원유 공급량을 늘리면 유가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이런 계획을 사실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은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연합의 원유 생산 확대 요구에 꾸준히 부정적 태도를 보이면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미국 등 OPEC에 소속되지 않은 산유국들이 잇따라 원유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며 유가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과 상반된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세는 올해 계속 힘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대상으로 원유 수입 중단을 결정했다. 영국 등 유럽 소속 국가들도 이르면 올해 안에 러시아산 원유 수급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 등 미국 동맹국가들도 점차 러시아 원유 수입 중단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러시아산 원유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만회할 만한 물량이 다른 산유국에서 생산되지 않는다면 유가 상승세는 더욱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증권사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확산에 따라 올해 유가가 배럴당 185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OPEC 소속 국가 이외 산유국까지 포함한 OPEC+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