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는 비트코인 시세에 부정적, 4만 달러 지키기 쉽지 않아

▲ 비트코인 가상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달러화 환율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 시세는 4만 달러 미만에 그치며 장기간 약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안전자산,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으로 판단하고 있어 달러화와 비트코인 시세가 반비례하는 추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20일 “비트코인 시세가 반등해 4만 달러대를 회복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시세 상승을 위협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각으로 18일 미국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한때 3만8천 달러대에 거래되며 연중 최저치에 가깝게 떨어졌다. 현재는 4만1천 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 시세도 비트코인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며 약세를 나타냈다.

포천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최근 1년 이래 최고치로 상승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비트코인 시세가 당분간 4만 달러선을 지키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시세가 지난 10년 동안 대체로 달러화 가치와 반대되는 흐름을 나타내 왔기 때문이다.

포천은 가상화폐 전문 조사기관 델피디지털의 보고서를 인용해 “달러화 가치가 상승세를 타면 비트코인 시세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가상화폐 시세 하락을 이끌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최근 인플레이션 심화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미국 이외 다른 국가들에서 더 큰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달러화가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만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어 경제 불확실성을 반영해 하락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포천은 미국 투자자들이 세금을 납부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서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한 점도 최근 시세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확신을 안기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 시세 반등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포천은 “연준의 매파적 태도는 가상화폐 시세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가상화폐업계 ‘큰 손’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과 같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가상화폐 전문지 비트코인매거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등 주요 거래소에서 최근 1개월 동안 비트코인 매도 규모는 약 8만 BTC, 금액은 30억 달러 정도로 역사상 두번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인베이스의 14일 하루 비트코인 매도량은 최근 수 년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여러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가상화폐 투자에서 손을 떼면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이전보다 급감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트코인 시세가 확실하게 반등할 계기를 찾지 못한다면 장기간 4만 달러 미만의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매거진은 “최근 30일 동안 비트코인 거래 흐름은 향후 시장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며 “시세 하락에도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계속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