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2-04-19 16: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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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프레시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레스토랑 간편식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GS리테일과 컬리 등 유통업계와 CJ푸드빌, 현대그린푸드 등 식품업계가 가정간편식의 일종인 레스토랑간편식(RMR)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더라도 유명 맛집이나 고급 레스토랑 등과 협업한 간편식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들이 레스토랑간편식에 주력하는 이유다.
19일 식품업계와 유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여러 기업들이 레스토랑간편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에 따라 외식 수요가 증가하는 코로나19로 호황을 보였던 내식 수요는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가정간편식의 성장세도 한 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유통업계와 식품업계는 유명 레스토랑이나 ‘맛집’으로 유명한 외식업체, 인기 셰프 등과 협업해 만든 레스토랑간편식의 수요는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직접 유명 식당을 찾아가서 줄을 서야 하는 오프라인의 시간과 공간 제약을 뛰어 넘고 요리 초보라도 셰프의 레시피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레스토랑간편식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가 크게 뛴 것도 레스토랑간편식의 인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의 근거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전국 단위 유통업체 판매가격 기준)에 따르면 3월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가격은 9962원으로 1만 원에 근접했다. 지난해 3월보다 9.75% 비싸진 것이다. 같은 기간 짜장면 한 그릇과 김치찌개 백반 가격도 각각 9.35%, 5.69% 올랐다.
외식 물가 상승세로 소비자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내식 수요를 줄일 수는 있어도 인기 레스토랑의 메뉴를 그대로 옮겨놓은 레스토랑간편식의 수요는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는 이미 유명 레스토랑과 협업한 레스토랑간편식을 유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레스토랑간편식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밀키트 형식의 제품 개발과 양산, 유통 등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인 GS프레시몰의 올해 3월 레스토랑간편식 매출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141%) 증가했다. GS리테일의 레스토랑간편식 판매 품목도 같은 기간 156% 늘었다.
마켓컬리도 레스토랑간편식 유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켓컬리에서 올해 1분기에 판매된 레스토랑간편식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73% 증가했다. 마켓컬리가 부산의 외식업체 사미헌과 전주의 외식업체 베테랑 칼국수 등과 협업한 상품이 크게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컬리는 4월 초 레스토랑간편식 상품을 모아 ‘4월의 컬리 신상 맛집’ 기획전도 열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을 섭외해 새로 선보인 레스토랑간편식 상품만 30여 가지에 이른다.
일부 외식업체의 레스토랑간편식은 마켓컬리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으로 기획하기도 했다.
▲ 컬리 로고.
컬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기존에 알고 있는 외식업체들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크다고 본다”며 “최근 컬리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을 늘리는 방향에 맞춰 레스토랑간편식 판매를 꾸준히 늘리고 상품 구색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더욱 적극적으로 레스토랑간편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J푸드빌은 레스토랑간편식 생산을 늘리기 위해 6일 육가공 전문기업인 설성식품과 레스토랑간편식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밀키트 제조에 강점을 가진 단체급식 및 식품유통기업들도 레스토랑간편식에 주목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사업과 식품유통사업 특성을 연계해 레스토랑간편식을 외식업체와 함께 개발했다. 지난해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비전을 선포한 뒤로 유명 식당과 협업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도 레스토랑간편식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말 전국의 맛집 10곳을 선정해 레스토랑 간편식을 기획하는 프로젝트인 '모두의 맛집'을 시작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해당 프로젝트를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