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민의당 마침내 합당, 안철수 정치적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최근 새 정부 내각 인선 등으로 이상기류가 흐르며 공동정부는 물론 합당까지 엎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마침내 합당이 성사됐다.

안 위원장은 새정치 실험 10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 소속 정치인이 됐다. 그러나 안 위원장의 정치적 자산인 국민의당이 사라지는 모양새라 정치인으로서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시선이 떠오른다.

18일 정치권에서는 양당 합당이 사실상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으로 흡수되는 흡수합당이라 보고 있다. 당명도 국민의힘을 유지하기로 했고 당대표도 현재 국민의힘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그대로 맡는다.

합당 선언문에 따르면 양당은 변화와 개혁을 위한 정강정책 태스크포스(TF)를 공동으로 구성해 새로운 정강정책을 제시하기로 했다.

안 위원장은 “민주적 정당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지도부 구성을 포함해 양당 간 합의사항을 실현한다”며 “지방선거 후보 추천도 양측 합의에 따라 공정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관심사는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공동정부 기조가 무색해졌다. 지방선거에서 기존 국민의당 소속 인사들이 공천 과정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 대표는 합당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해 최대한 국민의당 지원자들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내일(19일)부터 이틀간 국민의당 출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 등록을 받겠다”며 “국민의당 공천 신청자를 포함해 4명 이상인 지역이면 예비경선을 통해 3명으로 추리고 3인 이하면 바로 본경선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 컷오프가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같은 조건으로 경쟁할 때 국민의당 출신 인사가 불리할 수 있다. 정당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이 국민의당에게 크게 앞서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17일 진행한 공직후보자 기초 자격평가(PPAT)에 국민의당 후보들이 응시하지 못한 점도 있다. 국민의힘은 PPAT 점수에 따라 10%의 가산점을 준다.

이 대표는 서울 목동고등학교에서 PPAT를 치른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이 시험을 보지 않아 지역구 출마에서 가산점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합당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 당장 안 위원장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안 위원장은 지방선거 출마에 선을 그었고 당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공천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대표는 안 위원장에게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안 위원장이 거절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이끈다면 안 위원장이 이 대표 밑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선대위원장을) 안 한다고 해서 나중에 또 던져야지, 이러고 있다”며 “십고초려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안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하면 이 대표 공이고 실패하면 안 위원장 책임 아니냐’고 묻자 “맡으면 내 공이고 안 맡으면 내 공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며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고 했을 때 안 위원장이 선대위원장 맡아서 잃는 게 뭐냐”고 대답했다.

안 위원장이 2024년 총선 전 내년 6월에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가할 것이라 예측하는 이들도 많다. 외부 출신으로서 우선 당권을 잡아야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의 멘토로 알려진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도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철수 위원장이 당내에서도 좀 잘해 많은 지지를 받고 위치를 좀 굳건히 잘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진행자가 ‘전당대회 당대표 도전 등으로 다음 대선을 위한 입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냐’고 묻자 “잘 해석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당대표로 가는 길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당대표는 2024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 수 있어 이 자리를 노리는 당내 인사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안팎에서 안 위원장뿐만 아니라 김기현 전 원내대표, 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대표 역시 차기 당대표 선거에 다시 나올 수 있다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이 대표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생각하는 B의원이 도전하면 그 분을 밀겠지만 제가 불안하게 생각하는 C, D의원이 도전하면 그 분을 막기 위해 뭐라도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그 중 한 명이 안 위원장이냐고 묻자 “안 알려준다”며 답을 피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