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2위 지위도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 삼성전자의 기술과 설비투자(CAPEX)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인텔의 시장 진입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위 지위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TSMC는 14일 가이던스(증권사 실적전망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TSMC는 1분기 매출 4910억 대만달러(약 20조8천억 원), 영업이익 2237억 대만달러(약 9조4천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6%, 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포인트 높은 45.6%를 기록하며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이익으로 남기는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32%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TSMC는 IT기기 수요감소 우려에도 2022년 20%의 매출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이는 주요 고객사인 AMD의 CPU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인텔과 엔비디아의 신규 수주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8나노 공정 제품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나 5나노 공정 제품은 TSMC가 단독으로 수주했다. 인텔도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일부 제품을 TSMC 외주로 양산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TSMC의 설비투자 격차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TSMC는 2020년 170억 달러에서 2022년 400억 달러로 설비투자 규모를 늘렸다. 같은 기간 인텔도 140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로 설비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설비투자 규모는 2020년 100억 달러에서 2022년 130억 달러로 늘어나는 데 그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중장기 전략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첨단공정에서는 TSMC와 기술 및 설비투자 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인텔의 신규 진입으로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비첨단 공정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투자가 부재한 가운데 중화권업체의 증설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