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포드 스텔란티스 배터리소재 직접 확보, 한국 협력사 걱정 덜어

▲ 미국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주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비즈니스포스트]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전기차 사업전략에 힘을 싣는 완성차기업들이 잇따라 배터리 소재 확보에 직접 뛰어들면서 광물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거나 투자를 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해당 기업들과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배터리 소재 확보와 관련한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스위스 상사 글렌코어는 현지시각으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GM의 차세대 ‘울티움’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코발트를 호주 광산에서 채굴해 공급하는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GM은 북미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 확대를 앞두고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글렌코어와 계약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울티움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에 설립한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GM이 대규모 증설 투자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핵심 소재인 코발트 물량을 대거 확보해 둔 셈이다.

포스코케미칼과 GM이 최근 캐나다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한 점도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GM과 같이 전기차 중심 사업전략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기업들은 그동안 배터리 수급을 협력업체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배터리 소재 확보에 직접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발트와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소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배터리 생산에 리스크로 떠오른 만큼 협력사의 소재 확보를 도와 안정적 수급체계를 갖춰내기 위한 목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소재 수급을 두고 골머리를 앓던 상황에서 최대 고객사인 GM이 직접 코발트와 양극재, 리튬 등을 사들이기 시작한 만큼 걱정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게 됐다.

미국 포드도 현지시각으로 11일 아르헨티나 광산에서 연간 2만5천 톤 분량의 리튬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 채굴이 시작되는 2024년부터 공급이 진행된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호주 불칸에너지자원과 5년 동안 최대 9만9천 톤의 리튬 공급계약을 맺었다. 

포드는 현재 SK온과 북미 및 터키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스텔란티스는 삼성SDI와 미국 합작공장 및 LG에너지솔루션과 캐나다 합작공장 출범을 앞두고 있다.
GM 포드 스텔란티스 배터리소재 직접 확보, 한국 협력사 걱정 덜어

▲ 리튬 광물 원석 이미지.

이처럼 한국 배터리3사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은 완성차기업들이 전기차 핵심 소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중장기 관점에서 수혜로 돌아올 수 있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협력사를 통해 배터리 소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하면서 소재 품귀현상에 따른 리스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같은 기업은 아예 직접 리튬 채굴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을 검토할 정도로 전기차사업 확대에 소재 수급을 안정화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완성차기업들도 뒤를 따라 광산에 직접 투자하는 등 방식으로 소재 확보에 힘을 싣는다면 한국 배터리업체들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수혜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배터리3사와 완성차기업의 합작공장이 주로 들어서는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서 자체적으로 배터리 소재가 되는 광물 생산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를 국가 안보에 중요한 제품으로 정의하고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캐나다 정부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최소 20억 달러에 이르는 정부 자금을 투입하고 소재 생산과 관련된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광물은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전기차 수요의 급격한 성장에 세계 자동차기업들이 배터리 소재를 확보해두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GM과 포드, 테슬라, 폴크스바겐 등의 노력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