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공항면세점의 온라인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조처 해제로 공항 운영의 정상화가 기대되는 상황인 만큼 김 사장에게 공항면세점 운영을 통한 수익성 강화는 절실한 과제다.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공항면세점에 온라인 구매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공항면세점에 온라인 구매방식 도입은 내부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라며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공항면세점은 온라인으로 면세 물품을 구매할 수 없다. 시내면세점은 온라인을 통한 면세품 구매가 가능한데 구입한 면세 물품을 공항에서 인도받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항면세점에 온라인 상거래의 도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추진된 일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면세상품도 온라인 구매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면세점들이 입점하는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을 직접 구축해 관리하면서 면세상품 거래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구상해 왔다.
다만 현행 관세 관련 규정상으로는 면세점 특허를 받은 사업자만 온라인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구상한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은 정확한 법거 근거나 전례가 없어 관세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7년 제2터미널 면세사업자 입찰, 2019년 제1터미널 면세사업자 입찰 등 두 차례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 구축을 추진했으나 모두 관세청의 반대로 무산됐다.
관세청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온라인 면세점 도입을 놓고 시내면세점의 온라인 판매 및 관광활성화 정책과 충돌할 것을 우려해 허가에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항면세점에 온라인 구매방식 도입 여부도 최종적으로는 관세청과의 협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면세점에 온라인 구매방식을 도입하면 공항 이용객의 면세품 쇼핑 편의성이 높아져 공항면세점의 사업적 매력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바라본다
현재의 시내면세점 온라인 구매는 공항 이용객이 출발 3시간 전까지 면세물품을 구입해야 하기에 시간적 제약이 있다.
특히 공항 면세점 쇼핑을 하려는 공항 이용객은 원하는 물건을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면세점 내 브랜드 매장의 위치 외에는 매장 내 구비된 구체적 품목의 종류 및 재고 현황 등도 알기 힘들다.
세계 10대 주요 공항 가운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국제공항, 영국 히드로공항, 일본하네다공항 등에서는 이미 공항이 운영하는 온라인 면세점 플랫폼이 마련돼 있다.
김 사장은 온라인 구매방식 등 새로운 면세점 운영방식의 도입을 놓고 올해 안에는 결론을 내놓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3월21일부터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실시되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는 등 공항 운영 정상화 흐름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4월 들어 1일부터 7일 사이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13만30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지난 6일 올해 연말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50%까지 국제선 운항을 회복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공항 운영이 정상화될수록 김 사장으로서는 공항면세점 사업 활성화에 마음이 급할 수밖에 있다.
면세점 임대료 등 수입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수입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다. 그럼에도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3차례나 유찰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제1여객터미널 입찰 조건을 놓고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중에는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입찰이 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