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가 금융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구' 금융권 대표주자의 시총 순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KB금융그룹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통한 실질적 영업확대에 방점을 찍고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전통금융권과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의 강자들로 평가된다. 현재 근소한 시가총액 격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KB금융지주 주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3월 바닥을 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서 현재는 약 4년 만에 6만 원선을 넘기고 시가총액 25조 원에 안착해있다.
반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2021년 8월 상장 직후 9만 원대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을 거듭해 현재 5만 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시가총액으로는 약 24조 원 수준이다.
KB금융지주는 KB국민은행의 뱅킹앱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플랫폼전략을 강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따라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일부터 진행한 상반기 채용에서 IT(정보기술)분야를 중심으로 인재모시기에 나섰다.
보훈부문 특별채용을 제외하고는 신규채용은 디지털 관련 부문에서만 이뤄진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는 'ICT리크루터'를 모집하면서 향후 디지털 분야 인재 확보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그룹의 통합앱으로 내세우고 있는 KB스타뱅킹 고도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KB금융그룹은 올해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사용자(MAU) 목표를 1500만 명으로 잡았다. KB스타뱅킹의 MAU는 1월 기준으로 900만 명 수준이다.
올해 안으로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플랫폼 은행들과 대등한 수준에서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올해 신설한 겸직 조직인 '디지털 콘텐츠 센터'를 통해 고객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콘텐츠 개발에도 힘쓴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1300만 명 수준의 MAU를 기반으로 실질적으로 대출 등 영업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주택담보대출과 사업자대출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올해 여신성장의 절반 정도는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2월22일 출시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은 출시 한 달여 만에 약정금액 1천억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KB시세 기준 9억 원 이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구매 자금에 대해 대출을 제공하고 있는데 조만간 대상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SOHO) 대출상품도 여신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카카오뱅크보다 한발 앞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진출한 경쟁자들과 경쟁이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2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토스의 '사장님 대출'은 출시 한달반만인 3월31일 기준으로 잔액 2천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4월18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손잡고 준비한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을 내놓을 계획이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