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철곤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신흥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기계는 러시아 시장에서 지난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는데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출길이 사실상 막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3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실적하락을 방어하는 게 시급해졌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건설장비 1500여대를 판매하며 판매실적이 2020년의 3배 수준까지 늘었다.
러시아에서 거둔 매출액도 약 1830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5%가량을 차지했다.
현대건설기계가 러시아에 공을 들였던 것은 러시아에 석탄, 알루미늄, 니켈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중국, 북미, 벨기에 다음으로 건설기계 수입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현대건설기계는 주력시장인 중국에서 굴착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어 새로운 판로개척이 필요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중국 굴착기시장에서 경기하락과 헝다그룹 이슈, 경쟁심화 등이 겹쳐 실적이 하락했다.
매출은 2020년보다 6.2% 줄었고 전세계 지역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9%에서 지난해 21%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러시아 판로도 사실상 막혀 미국과 신흥시장이 유일한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에게 신흥시장이란 인도와 브라질 그리고 한국에서 직수출하는 지역들을 말한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들어 벌써 호주에서 휠로더와 중대형 굴착기 181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굴착기 320대를 수주했다. 이를 통해 2월 말까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022년 이 지역에서만 3300여대의 건설장비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신흥시장에서 경기 회복세 및 석탄 가격 급등세로 초대형 굴착기 등 건설기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 대표는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현대제뉴인 및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시너지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기계를 비롯해 이들 현대중공업 건설기계부문 자회사들은 통합구매 및 부품 공용화, 글로벌 소싱 확대, 물류 운송비 및 수수료 절감 등 부품 및 원자재 관련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너지를 통한 비용절감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1월 산업차량 사업부문을 현대제뉴인으로 이관했다.
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매출에서 산업차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7%였다. 금액으로 따지면 5013억 원으로 이에 따른 현대건설기계의 올해 매출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
현대건설기계는 세계 150개국 540여개의 딜러망과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의 현지 해외법인을 통해 굴삭기, 휠로더, 지게차 등의 건설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신흥시장의 딜러망 강화효과가 2022년에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진 및 신흥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