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화그룹은 고체연료 기술을 갖고 있는 데다 앞서 누리호 발사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은 만큼 민간에 이전될 기술을 바탕으로 우주사업에서 도약할 기회를 잡을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
1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우주사업을 키울 준비를 하고 있어 앞으로 한화그룹이 한국 우주산업의 대표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은 로켓에 들어가는 고체연료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우주산업이 탄력을 받게 되면 관련 사업의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동관 사장은 지난해부터 한화그룹의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또한 김동관 사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주요 우주사업 관련 계열사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인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직도 맡고 있다.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엔진을, 자회사인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는 위성체 제조와 지상체 제작을 하고 있다. 고체연료부스터는 한화가, 발사대는 한화디펜스가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김 사장을 중심으로 우주사업을 일사분란하게 펼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게다가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발사과정에서도 힘을 보태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했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단 로켓엔진을 만들었다. 이 로켓엔진은 점화 뒤 대기압의 60배에 이르는 연소압력을 버티고 극한의 온도변화를 견뎌내는 기술이 포함됐다.
한화그룹은 이처럼 우주사업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를 차근차근 쌓아온 만큼 이번에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고체연료 발사체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될 때 가장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추진기관은 소형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에 활용될 수 있다.
액체연료 추진기관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도 쉽다. 또한 액체연료와 달리 사전에 주입할 수 있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특징은 우주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한화그룹이 고체연료 발사체 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더구나 한화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우주산업은 통신산업과도 연관성이 있어 시장잠재력이 크다.
특히 이미 진행되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6세대 이동통신에서는 저궤도 위성통신망이 통신인프라에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주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김재윤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세대 이동통신에서는 더 이상 지상망 투자로 인터넷 보급률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며 “나아가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등의 분야가 성장함에 따라 위성을 기반으로 한 통신의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