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청와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선임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31일 서면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선임에 대해 인수위가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며 비난했기에 말하겠다”며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대표 선임에 인수위 "알박기", 청와대 "인수위 눈독 놀라워"

▲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신 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이라며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이날 대통령인수위가 박두선 사장의 대표 선임을 두고 청와대의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 31일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원 대변인은 “외형상 민간기업의 의사회 의결이란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특히,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지목된 인사를 임명한 것은 상식, 관행을 벗어난 것을 넘어 관리·감독 기관인 금융위 지침을 무시한 직권 남용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인수위는 부실 공기업에서 벌어진 해당 사안이 감사 대상이 되는지 감사원에 요건 검토와 면밀한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비상식적 인사를 강행했다며 산업은행 책임론도 거론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후보자 선정부터 사장 선임 직전까지 외부인력이 맡아 진행했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선임 과정에 관여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28일 대우조선해양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된 박두선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인 문재익씨와 한국해양대학교 동기다.

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상무로 재직하던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옥포조선소에 방문했을 때 직접 의전을 맡기도 했다.

그는 2018년 전무에 오르고 2019년 조선소장(부사장급)에 임명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 2020년에는 대우조선해양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