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투자재원이 되는 보험료 수익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공격적 보험영업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로 손해보험업계에서 최상위권의 투자영업이익률을 보이는데 김 부회장은 투자재원을 추가로 확보해 실적상승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고 수준인 투자영업이익률이 올해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활황으로 투자영업이익률이 4.3%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도 투자영업이익률 4.1%를 기록해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는데 이러한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상위 업체들의 투자영업이익률은 삼성화재가 2.7%, DB손해보험이 3.3%, 현대해상이 2.9%를 기록해 메리츠화재 보다 낮았다.
이는 메리츠화재가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위험은 다소 높지만 고수익성 투자전략을 과감하게 채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의 자산운용을 살펴보면 2021년 3분기 말 기준 운용자산 24조 원 가운데 대출채권 비중이 30.3%를 차지했다. 이 대출채권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여신이 76.1%로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화재는 대출채권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 고위험 여신 비중이 높아 수익성 위주의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 6609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손해보험 상위 업체인 삼성화재(75조4800억 원), 현대해상(42조8천억 원), DB손해보험(41조1600억 원) 등보다 운용자산의 규모가 적었지만 순이익으로는 업계 3위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높은 투자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투자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적절한 곳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기본적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최근 보험 신계약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보험 판매 채널 가운데 하나인 기업형 독립보험대리점(GA) 채널을 강화하며 장기인보험의 신계약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장기인보험은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제3보험으로 암보험, 건강보험, 치매보험, 치아보험 등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 상품이다. 손해보험사 상품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상품에 속한다.
김 부회장은 올해 ‘뉴 33 플랜’을 내놓고 2024년까지 손해보험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현재 20% 수준인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점유율을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인보험을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장기인보험의 신계약이 지난 분기보다 6% 늘었다.
이와 함께 새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이 되면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는 전략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보험판매 과정에서 인식하는 신계약비용의 인식기간이 현행 7년에서 보험계약기간 전체로 늘어난다. 장기인보험처럼 보험계약기간이 길면 매년 인식하는 비용이 줄어들어 결국 순이익 증가에 도움이 된다.
올해 손해보험업계 업황이 녹록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영업이익률이 높은 메리츠화재는 상대적으로 실적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인상과 증시부진 등 투자영업이익의 악화 요인이 있는 데다 사회적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장기위험손해율과 자동차손해율이 지난해보다 각각 1.5%포인트, 1.8%포인트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상위 투자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다른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올해 영업실적에 낙관적 전망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