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 LCD패널을 공급하는 일본 재팬디스플레이가 아이폰의 판매부진과 디스플레이 업황악화의 이중고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이 올레드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재팬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을 빼앗으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
|
|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11일 외신을 종합하면 재팬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의 판매부진에 따른 타격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을 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3월31일까지인 지난 회계연도에 순손실 318억 엔을 냈다는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적자폭이 이전 회계연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의 40% 정도를 애플에 패널을 공급하며 올리고 있다. 일본 샤프와 한국의 LG디스플레이 역시 아이폰에 대량의 LCD패널을 공급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수요둔화가 이어지고 아이폰6S가 시장에서 차별화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1분기 사상 처음으로 연간 감소세를 보였다.
게다가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LCD패널의 가격하락에도 타격을 받아 당분간 심각한 경영난에서 탈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팬디스플레이는 세계 액정패널 수요가 줄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애플에 의존도가 너무 큰 데다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일본정부의 주도로 2012년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 등의 디스플레이사업부를 통합해 설립된 기업이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애플이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면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빠르게 올레드로 개편될 것을 예상하고 뒤늦게 올레드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재팬디스플레이의 올레드 기술은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뒤를 쫓는 수준에 그치고 말 것"이라며 "아직 생산시설도 확보하지 못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G플렉스' 시리즈 등 스마트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경험이 있다. 또 소형 올레드패널의 생산시설 증설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정도로 충분한 생산량을 갖췄고 최대 10조 원 규모의 추가적인 투자도 계획하고 있어 향후 시장변화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의 애플워치 등에만 액정패널을 소량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아이폰의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게 되면 기존에 재팬디스플레이 등이 확보하던 공급물량을 모두 수주할 수 있어 실적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로이터는 "재팬디스플레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존의 LCD생산라인을 구조조정하는 등 외형을 크게 축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경쟁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