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수소사업 기술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산업은 생산, 유통, 활용 등 가치사슬(밸류체인)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김 부회장은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기업과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 |
23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24일 제4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초경량 복합재료 가스용기 제조 및 판매사업’과 ‘운송장비용 가스충전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의 건을 의결한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수소탱크사업과 수소충전소 운영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우선 수소탱크 상용화를 위해 상반기 안에 롯데그룹 화학군 소속인 롯데알미늄 인천공장에 수소탱크 파일럿(시험) 공정설비를 완공한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과제에 참여해 대량생산과 경량화가 가능한 수소탱크 제조기술 개발에 뛰어들었고 관련 기술을 쌓아왔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 수소탱크 10만 개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그 규모를 50만 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수소충전소사업에서는 올해 상반기 안에 SK가스와 합작회사(JV)를 설립한다. 합작회사는 두 회사에서 생산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충전소사업을 추진한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대산, 울산 등 3곳의 생산기지에서, SK가스는 울산소재 관계사인 SK어드밴스드에서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충전소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지 확보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롯데그룹의 물류 및 기타 부지, SK가스의 LPG충전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충전소를 2025년까지 50개 구축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에는 복합충전소 200개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교현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롯데케미칼 중장기 수소사업 청사진인 ‘2030 수소 성장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사업 시작을 알렸다. 올해 정관 변경과 함께 본격적 수소사업 원년을 맞은 셈이다.
특히 수소사업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소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 필수적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기술발전, 인프라 구축 등에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게다가 롯데케미칼이 생산과 유통, 활용 등 수소산업 가치사슬 모든 분야에 뛰어들기로 한 만큼 김 부회장은 빠르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중장기 수소사업 청사진을 내놓은 시점을 앞뒤로 국내외 기업, 기관, 학계를 가리지 않고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생산 분야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 말레이시아 SEDC에너지와 손잡고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에서 청정수소(블루수소, 그린수소) 프로젝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업타당성조사 단계다.
또 국내 수소 생산기술 확보를 위해서 산업부 아래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암모니아 기반 청정수소 생산 파일럿 플랜트 실증화’ 사업에 참여해 삼성엔지니어링, 정부산하 연구기관, 대학들과 힘을 모으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블루수소 16만 톤, 그린수소 44만 톤 등 청정수소 6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수소 유통 분야로는 수소충전소사업에서 SK가스뿐 아니라 기체수소를 액체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 에어리퀴드와 손을 잡았다. 액체수소 부피는 기체수소의 800분의 1에 불과해 운송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수소 활용 단계에서는 수소연료전지기업 범한퓨얼셀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설립한 탄소중립연구센터에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 ‘수소저장 및 운송을 위한 신규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기술력 확보에 힘을 쏟는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도 수소사업을 위한 합종연횡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올해 시무사에서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신사업 발굴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이라며 “수소사업은 적극적 파트너십 활용을 통해 빠른 기술 선점이 필요한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 등을 통해 수소기술을 확보하고 신규 투자기획을 모색하는 등 수소산업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