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 재신청과 고형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품목허가(NDA)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롤론티스는 항암 화학요법 치료제를 투약한 뒤 혈액 안 백혈구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호중구감소증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포지오티닙은 암세포의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EGFR과 HER2/neu, HER4 등의 표피성장인자수용체를 표적하는 고형암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미국 제약회사 스펙트럼에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의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판매와 개발 권한을 기술수출했다. 자세한 계약사항은 두 회사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롤론티스는 현재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았고 미국에서는 품목허가를 받기 전 단계인 생물의약품허가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권 사장은 코로나19로 지연됐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생산시설 현장 실사가 4월부터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평택 바이오공장과 미국 완제의약품 위탁생산(CMO)공장의 현장 실사에 대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포지오티닙을 미국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스펙트럼은 앞서 7일 열린 유럽종양학회 표적항암요법 학술대회(ESMO)에서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폐암 환자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펙트럼에 따르면 전체 환자군 70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전체 환자 대비 종양크기 감소 등의 객관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로 항암효과 여부를 결정하는데 사용되는 지표)은 41%, 평가 가능 환자군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50%를 확인해 1차 평가변수 지표였던 객관적 반응률 20%를 넘어섰다.
포지오티닙의 반응 지속기간(mDOR)은 5.7개월로 나타났고 그 가운데 1명의 환자는 치료 반응이 19개월 동안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포지오티닙은 스펙트럼을 통한 글로벌 개발과 함께 국내에서도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까다로운 허가 조건을 갖춘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를 받아 큰 시장인 미국에 우선 진출하고 그 뒤 국내와 중국은 내부 검토를 거쳐 추가 방향을 검토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포지오티닙이 현재 치료제가 없는 HER2 Exon 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2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규모가 2018년 160억 달러(약 19조7천억 원)에서 해마다 13.4%씩 성장해 2026년에는 437억 달러(약 53조8천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사장은 포지오티닙의 적응증 확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최고의 암병원으로 알려진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암센터는 포지오티닙과 KRAS(암세포 성장 조절에 관여하는 인체 유전자) 표적 항암제의 병용 전임상(동물시험)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K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비소세포폐암, 결장직장암, 췌장암 등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포지오티닙과 KRAS 표적 항암제 병용요법에 관한 효능 및 항암제 개발회사와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임상 시험 등을 통해 시너지를 입증한다면 적응증 확대와 신약 가치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