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관리부실에 책임을 지고 산업은행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압박을 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강하게 받고 있다.
임 위원장은 10일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은 국책은행에 요구되는 자구계획”이라며 “철저한 자구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본확충이 아무리 시급해도 국민에게 이해받기 힘들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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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임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이 회장과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위원장실로 불러 20분 동안 비공개로 면담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위원장은 국책은행 자본확충의 선결조건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더욱 강하게 주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산업은행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대기업들의 주채권은행으로써 관리에 실패한 책임을 임직원도 분담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에 정규직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9435만 원을 지급했다. 2014년보다 460만 원(5.1%) 늘어났다.
그러나 이동걸 회장이 산업은행의 고통분담안을 만들어내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10일 성명을 내고 “산업은행 등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자구노력으로 치환한 점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치금융으로 구조조정 위기를 초래한 사람들이 오히려 성과연봉제를 강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자구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이는 노동조합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금융공공기관들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한 뒤 노조와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산업은행의 고통분담 방안으로 산업은행 임직원의 임금반납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에 팀장 이상 직원들의 임금인상분을 모두 반납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당시 세금과 기부금 등을 제외한 기본급을 전액 반납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 자본확충에 앞서 구조조정부터 하는 차원에서 임금을 반납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도 노사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