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상 덕분에 발행어음의 주요 투자처인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마진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돼 발행어음 사업자인 증권사들은 고객에게 높은 약정수익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발행어음 시장 커진다, 증권사 금리상승에 고금리 특판상품 속속 출시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로고.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자마진이 커짐에 따라 발행어음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발행어음 사업자로서는 과거 제로금리시대의 역마진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덕분에 발행어음 규모를 적극적으로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몇몇 증권사는 높은 약정수익을 내걸고 공격적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는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3월 초 NH투자증권은 연 10% 약정수익을 제공하는 발행어음 특판상품을 내놨고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1월 3%대 특판상품을 선보였다.

특판상품인 만큼 가입인원, 가입금액, 판매 한도 등이 제한됐지만 금리가 제로에 가까웠던 '제로금리'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고금리 상품이 등장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렸고 기준금리는 0.5%에서 1.25%까지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높아진 데 따라 발행어음의 주요 투자처로 꼽히는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1년 만기 A급 회사채를 예로 들면 금리는 1년 전 1.3%수준이었지만 최근 2.5%대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발행어음 약정 수익률은 1년(365일)약정 발행어음을 기준으로 1%대 초반에서 2%대로 높아졌다.

1년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모두 동일하게 1년(365일)약정 발행어음에 1.15%의 이자를 지급했다. 지금은 한국투자증권 2.3%, NH투자증권 2.15%, KB증권 2.40%, 미래에셋증권 2.3% 등으로 나타났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1년 만기 A급 회사채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자마진은 1년 전 약 0.15%포인트에 불과했는데 최근에는 최대 0.35%포인트 수준까지 높아졌다.

발행어음 사업자들은 1년 전보다 발행어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증가한 것이다.

2021년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16조271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15조5900억 원에서 7천억 원가량 증가했다.

2021년 6월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어음 시장에 새로 진입했음에도 크게 늘어나지 않아 저금리 상황으로 인해 발행어음 시장이 정체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2회 더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더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회사채 금리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투자금융(IB)사업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들에게는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