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주영 에스제이그룹 대표이사가 라이선스 브랜드 '팬암'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0일 에스제이그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해 3분기까지 10여 곳의 팬암 매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스제이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팬암 브랜드는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다”며 “단독매장보다는 쇼핑몰 입점의 형태로 출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미국 항공사인 팬암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 출시를 준비해왔다.
팬암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여객과 화물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했던 항공사였으나 지속된 적자와 폭탄테러 등의 악재가 겹치며 1991년 12월4일 기점으로 항공사업을 중단했다. 이후에는 시계, 완구, 패션, 잡화, 식음료 등의 브랜드사업만 영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패션업체 다람엠에프가 2019년 팬암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캐쥬얼패션 브랜드사업을 진행했는데 2020년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됐다.
이 대표는 팬암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단장해 의류뿐 아니라 패션잡화, 문구, 휴대전화 케이스, 시계 등 카테고리의 상품을 올해 하반기에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팬암은 에스제이그룹의 첫 번째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 국내 패션기업이 론칭한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추가 브랜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패션업계는 비패션분야의 친숙한 브랜드가 이미 구축해 놓은 이미지를 활용해 새로운 브랜드로 론칭한 점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고 바라본다.
현재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 가운데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F&F의 'MLB'와 '디스커버리'로 F&F는 국내를 넘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대기업 패션계열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밖에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하이라이트브랜즈의 '코닥 어패럴', 스톤글로벌의 'CNN 어패럴' 등의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도 팬암을 가지고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라는 패션업계의 흐름에 올라타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의 론칭은 스토리텔링과 브랜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비패션 브랜드가 쌓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 및 신뢰도, 방대한 문화유산 및 역사가 소비자에게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패션 라이선스 브랜드 출시를 위해서는 독자적 상품기획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대표는 에스제이그룹 디자인연구소를 활용해 의류, 패션잡화, 문구, 휴대전화 케이스, 시계 등 제품군으로 팬암 상품의 론칭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제이그룹 디자인연구소는 2010년부터 운영된 상품기획·디자인 조직으로 모자 브랜드였던 '캉골'과 '헬렌카민스키'의 의류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디자인연구소는 매 시즌별로 의류 100여 종, 잡화 110여 종의 디자인을 상품화해왔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 디자인연구소 인력의 비중은 전체 직원의 19.6%에 이른다.
이 대표는 브랜드 라인업 확대를 통해 2024년 매출 목표를 3천억 원으로 잡았다.
에스제이그룹은 2008년 설립된 뒤로 스트리트패션 브랜드 ‘캉골’(2010년), 새명품 모자 브랜드 ‘헬렌카민스키’(2017년), 아동복 브랜드 ‘캉골키즈’(2018년) 등 라이선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에스제이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새명품 브랜드 ‘리콩트 드콩트’를 자체 론칭한 데 이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팬암을 더해 다양한 패션 카테고리를 확보하려고 한다.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 출시를 목표로 또 다른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스제이그룹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830억 원, 영업이익 35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추정치보다 매출은 22.2%, 영업이익은 24.5% 늘어나는 것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