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시장의 성장세가 올해 들어 주춤하다.
수입차는 올해 들어 3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1월에 18.5%, 2월에 6.5%, 4월에 2% 감소했다.
수입차 점유율도 지난해 15%를 넘기고 20%를 향해가다가 뒷걸음질하고 있다.
왜 그럴까?
◆ 인기 많았던 폴크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부진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4월 수입차 점유율은 13.2%로 3월보다 3%포인트나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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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
올해 들어 4월까지 수입차 누적판매량도 7만3800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수입차 판매가 줄어든 표면적 원인으로 폴크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부진이 꼽힌다.
폴크스바겐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4월에 6년여 만에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과 골프 등 인기차종의 물량이 부족해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지난해 디젤차 배출가스량 조작사태 이후 공격적으로 펼치던 판촉행사를 4월 들어 축소한 점도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신형 E클래스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보류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신형 E클래스를 5월 국내에 선보인 뒤 6월 말부터 판매한다.
법인차 과세 강화 등 수입차에 불리한 제도가 늘어나면서 판매가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 수입차시장에 대한 소비자 피로도 커졌나
수입차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불투명한 가격책정 구조와 쉬지 않고 이어지는 대형 할인공세에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는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통해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출시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차를 20% 가까이 할인해 판매하는 일은 수입차시장에서 흔한 일이다.
이 때문에 ‘수입차는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할인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수입차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논란도 나온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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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 |
결국 수입차시장이 한단계 도약하려면 지금과 같은 비합리적이고 불투명한 가격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꼭 도전하고 싶은 꿈이 있다”며 “불신과 출혈경쟁, 질 낮은 서비스로 이어지는 수입차 판매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싶다”고 밝혔다.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도 틈날 때마다 “국내 수입차시장이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 성장을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서비스망 확충을 통해 영업과 사후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미 포화단계라는 지적도
수입차시장이 이미 포화단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수입차 점유율이 한자릿수에 그쳤고 국산차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수입차 점유율은 2009년 5%도 되지 않았지만 3년 만인 2012년 10%를 돌파했다. 지난해 수입차 점유율은 15%를 넘었다.
수입차시장이 계속 성장하려면 젊은층의 구매가 늘어야 하는데 젊은층의 구매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2011년 4.59%였던 20대 구매층의 비중은 2014년 4.76%, 2015년 4.88%로 찔끔찔끔 오르고 있다.
30대 구매층의 비중도 2015년에 전체의 23.2%로 사상 최대였지만 2014년보다 0.45%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