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의 한국증시 이탈이 더욱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원화 약세 등 영향으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매도세를 보이며 올해 국내 증시에서 8조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 pixabay> |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국내 증시에서 8조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하루 전인 2월23일까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2조6천억 원가량이었다.
반면 2월24일부터 3월14일까지 11거래일 동안 외국인투자자는 5조5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사흘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외국인투자자가 순매수세를 보인 날은 단 이틀 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은 4일부터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5조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6조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앞서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지탱했던 개인투자자의 활약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2020년 3월 한 달 동안 12조9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는 11조5천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세는 앞서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휘청이던 국내 증시를 되살린 원동력으로 꼽힌다.
러시아발 리스크 확대로 외국인투자자들이 연일 순매도 행렬을 보인 데 따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1%대로 내려앉았다.
14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2078조 원인데 이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는 31.95%에 해당하는 664조 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충격이 증시를 덮치기 전인 2020년 2월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39%대에 이르렀다. 이후 2021년 3월에는 36%~37%대를 오갔는데 1년 만에 5%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한동안 순매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당분간 투자자들은 증시의 변동성에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호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서방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러시아도 강경한 노선을 보이고 있어 현재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