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 메모리 반도체의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한데다가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어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최대 실적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 SK하이닉스 로고.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이뤄지는 올해 하반기 SK하이닉스는 실적이 상승하는 모멘텀을 만나게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주요 증권사에서 내놓은 올해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를 보면 매출은 약 50조 원 대 중후반, 영업이익은 10조 원대 후반에서 최대 20조 원대 안팎까지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에선 역대 최대규모 매출 기록인 2021년 42조9978억 원을 갈아치울 것이 유력시된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 역시 업황 회복의 정도에 따라 2018년 사상 최대규모인 20조8438억 원을 깰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증권업계에서 올해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과 대규모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바라보는 까닭은 메모리 반도체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한 것과 관련이 깊다.
인텔은 올해 2분기, AMD는 2022년 안으로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현재 널리 사용되는 DDR4에 비해 전력효율이 30% 가량 개선됐으며 데이터 전송속도는 2배가량 빠른 것으로 파악된다.
데이터센터들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를 교체할 때 최적화 작업을 위해 D램도 바꿔줘야 한다.
여기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용 D램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모바일 D램 수요가 2021년보다 17% 증가한 86억4천만GB 수준을 기록하고 D램 시장 안에서 수요 비중이 34%를 나타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전쟁으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가스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생산량이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K하닉스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에는 특수가스인 네온가스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온가스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길 때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가스’의 주된 원료가 된다.
엑시머 레이저가스는 네온, 불소 아르곤 등 특수가스를 혼합해 만드는데 네온가스가 95%를 차지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특수가스를 국산화한 포스코와 협력을 통해 네온가스 조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2022년 1월 특수가스 전문 소재기업 TEMC와 손잡고 포스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 내 공기분리장치를 활용해 네온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9년부터 약 2년에 걸친 개발 노력 끝에 네온가스의 완전 국산화에 성공했다.
포스코와 TEMC는 공기 중에서 추출한 네온가스를 정제한 뒤 완제품인 엑시머 레이저가스까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 긴축 및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및 서버 수요증가에 힘입어 빠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특수가스를 국산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였고 D램 수요도 탄탄하게 받쳐줄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게에서 실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며 “SK하이닉스는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서 긍정적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