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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오리온 팔도 러시아사업 전전긍긍, '먹구름' 껴도 철수 없다

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 2022-03-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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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와 오리온, 팔도 등 국내 식품기업의 러시아사업에 먹구름이 끼었다.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등 글로벌 식음료기업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이콧' 일환으로 러시아 사업철수를 결정하는 등 글로벌 사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세 기업은 러시아 현지 매출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제과 오리온 팔도 러시아사업 전전긍긍, '먹구름' 껴도 철수 없다
▲ 롯데제과, 오리온, 팔도 로고.

13일 롯데제과와 오리온, 팔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러시아에서 사업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롯데제과는 러시아법인을 통해 내수시장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안에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지 법인이 내수시장 위주로 영업하고 있어 아직까지 경제제재로 인한 부담이 가시화 되지는 않았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도와 오리온은 러시아 현지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원재료 수급에도 차질이 없어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염두에 두고 현지 거래선을 물색하고 있으며 중국법인을 통해 원료를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법인 사이 유기적 협력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업계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수준이 아닌 만큼 국내 기업이 러시아사업을 유지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러시아 철수를 선언한 글로벌 식음료기업의 경우 소비자들의 '보이콧' 운동이 세계적으로 거센데다 경제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롯데제과와 오리온, 팔도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이어진 러시아 현지 매출 성장세가 혹시 꺾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올해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환경변화에 따라 매출이 정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리온 러시아법인은 늘어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기존 공장의 4배 규모로 신공장을 짓고 있다. 오리온의 2021년 러시아 매출은 1050억 원으로 2020년보다 30%가량 늘었고 올해 1월 매출도 지난해 1월보다 65.1% 증가했다.

롯데제과도 올해 1월 340억 원을 투자해 러시아의 초코파이 생산라인과 창고 건물을 증축했고 새로운 제품 ‘몽쉘’을 올해 상반기 안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팔도는 러시아에서 ‘국민 라면’의 지위를 얻은 '도시락' 제품으로 현지 용기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다만 러시아에서는 미국이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일상적 소비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는 국제적 여론이 커지면서 코카콜라와 펩시,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세계적 식음료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를 향한 제재를 강화할수록 동맹국인 한국과 한국기업에도 압박이 커질 수 있고 사업 불확실성도 커질 공산이 크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는 현지시각으로 5일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분류했다.

러시아 정부는 비우호국가로 지정한 나라의 기업과 개인들에게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부채를 상환하고 거래대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루블화 가치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는 1루블 당 14~15원 수준이었는데 8원 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10원 대를 회복했다. 달러와 비교해서도 올해 초 1달러 당 70~80루블에서 최근 1달러 당 150루블로 루블화 가치가 90%가량 떨어졌다.

오리온과 팔도 관계자는 “결제 대금과 투자 등에 이미 루블화를 쓰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정 수준 손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법인에서 생산과 투자, 인건비 등을 모두 루블화로 거래하더라도 회계상에서는 환차손으로 잡히는 금액이 커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루블화 가치가 더 폭락할 수 있고 상황이 악화되면 러시아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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