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킴스클럽을 무사히 매각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킴스클럽 매각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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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재무구조 개선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이랜드그룹의 면세점사업 진출과 계열사 상장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킴스클럽 매각을 위한 본계약 체결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KKR은 미국계 사모펀드로 킴스클럽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다.
이랜드그룹과 KKR은 당초 4월 한달 동안 최종실사를 거친 뒤 매각가를 확정해 5월 초에는 본계약을 맺고 상반기 안에 킴스클럽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본계약 체결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매각가격을 두고 의견차이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사업권과 뉴코아 강남점을 묶어 매각하기로 하면서 매각가격을 최대 2조 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KKR은 킴스클럽 인수가격으로 35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와 KKR이 가격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뉴코아 강남점의 경우 별도로 매각을 논의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양측의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에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킴스클럽 매각대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03%나 된다.
박성수 회장은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을 올해 250%, 2017년 20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잡아놓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는 킴스클럽 매각, 내년에는 이랜드리테일 상장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랜드월드의 부채총액은 7조3728억5100만 원, 자본총계는 2조4331억600만 원이다.
올해 부채비율을 250%까지 떨어뜨리려면 516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돼야 한다. 곧 킴스클럽 매각가격이 이 금액을 충족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킴스클럽 매각이 무산될 경우 이랜드그룹은 시내면세점 입찰과 이랜드리테일 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부채비율이 높은 상태에서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신사업에 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킴스클럽 매각이 무산되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상장 일정을 앞당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 지연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킴스클럽 매각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5월 안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가격에 있어 의견차가 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킴스클럽 매각이 완료되고 하반기에 중국법인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자금까지 유입되면 부채비율이 200%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그룹은 2018∼2020년에 중국법인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상장에 앞서 올해 하반기에 주요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장 전 지분투자란 상장 전에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주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