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03-08 14: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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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이 카셰어링(차량공유)업체 쏘카의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인수가 롯데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
8일 차량공유플랫폼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이 국내 차량공유업체 1위인 쏘카의 지분 13.9%를 인수해 3대주주에 오른 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바라본다.
롯데렌탈의 공시를 살펴보면 쏘카의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조항이 삽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쏘카의 최대주주인 에스오큐알아이(SOQRI)는 보유한 쏘카 주식의 보호예수기간 만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롯데렌탈에게 보유지분 5%를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에스오큐알아이가 보호예수기간이 만료한 뒤 1년 이내에 보유한 쏘카 주식을 일부 혹은 전부 매각하고자 할 때 롯데렌탈이 우선매수권을 가진다.
현재 에스오큐알아이는 쏘카의 지분 23.53%를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렌탈이 에스오큐알아이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쏘카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미 그린카를 품고 있는 롯데렌탈은 차량공유플랫폼업계 1, 2위 업체를 모두 거느리게 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롯데렌탈은 렌탈, 차량관리, 중고차 판매, 정비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쏘카는 카쉐어링 서비스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관리역량, 누적된 이동 데이터 및 사용자 데이터 등의 모빌리티사업 역량을 갖춰 향후 협력을 통한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공유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그린카와 쏘카의 시너지를 통해서 롯데렌탈의 전기차 전용 카셰어링 플랫폼 구축에 탄력을 받으면 장기적으로는 통합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도 나설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통합모빌리티 플랫폼이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쓰이는 다양한 이동수단 서비스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교통정보 제공, 이동계획 수립, 모빌리티 예약·결제까지 제공하는 미래형 모빌리티사업으로 친환경동력원, 자율주행기술, 공유모빌리티 등이 필요하다.
쏘카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라이드플럭스, 모빌리티 관리 서비스업체 차케어, 퍼스널모빌리티(PM) 운영사 나인투원 등에 투자하며 통합모빌리티 플랫폼 역량을 키워왔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차적으로는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이 완화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충전결합주차, 자율주행등 미래 모빌리티사업 생태계를 공동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바라봤다.
김 사장은 그동안 통합모빌리티 플랫폼을 위한 역량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4월에는 LG솔루션과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사업 발굴을 위해, 8월에는 포티투닷과 자율주행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렌탈은 23일 주주총회에서 자율주행차량사업을 대비하기 위해 통신서비스사업(MVNO) 및 전기차충전사업 영위를 위한 목적사업을 추가한다.
롯데렌탈은 통합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통해 롯데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주문받았다.
도심항공모빌리티는 수직으로 이착륙하며 도심 500m 미만 상공에서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 중소형비행체와 서비스를 아우르는 말인데 도심의 교통체증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미래형 도시 교통수단으로 여겨진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규모는 2020년 70억 달러(약 8조4천억 원)에서 2040년 1조4740억 달러(약 17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과 SK텔레콤, 한화그룹 등이 도심항공모빌리티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11월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을 중심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의 진출을 선언하고 2024년부터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잠실 사이 구간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 운영을 목표로 세웠다.
롯데그룹은 도심항공모빌리티를 통해 그룹이 보유한 지상 교통, 관광, 쇼핑 인프라와 항공 교통을 연결함으로써 시너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롯데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에서 항공교통수단과 지상교통수단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모빌리티 플랫폼 구축과 수직이착륙장(버티포트), 충전소 등의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정됐다.
결국 롯데렌탈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은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의 차별점을 위한 포석이 될 수 있어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