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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조선3사에 불똥, 러시아 수주 잔금 수령 불확실성 커져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2-03-02 14: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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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러시아에서 수주한 물량의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나온다.

조선3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장기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가 늘 것이라는 기대도 받는다. 하지만 이에 앞서 잔금 수령이 어려워진다는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조선3사에 불똥, 러시아 수주 잔금 수령 불확실성 커져
▲ (왼쪽부터)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2일 해외언론 등을 종합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벨라루스 국경도시 고멜에서 첫 휴전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조만간 2차 회담을 갖기로 했다.

2차 회담을 열기로 한 점을 보면 휴전 협상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지만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휴전 협상 진행과 별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총공세를 가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군은 키예프뿐 아니라 동부 하리코프, 남부 헤르손 등 주요 도시에 포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휴전을 위한 2차 회담이 언제 열릴지 불투명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일 러시아 7개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스위프트는 세계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과 일반 기업들이 표준화한 금융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지원하는 기구로 여기서 배제되면 러시아 은행과 대금결제가 힘들어진다.

이에 조선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러시아 경제 제재가 길어지면 조선3사가 러시아와 맺은 수주계약의 잔금을 제 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되면서 조선3사와 맺은 계약의 대금을 원활하게 지급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조선3사가 러시아와 맺고 있는 계약규모 총액은 9조6500억 원(80억 달러)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6조 원(50억 달러)으로 가장 많고 대우조선해양이 3조 원(25억 달러), 한국조선해양이 6500억 원(5억5천만 달러)이다. 다만 조선3사는 각각의 계약 진척 정도에 따라 전체 대금 가운데 일부를 받았다.

선박을 건조하면서 계약금액의 일부를 순차적으로 받고 인도 시점에 대금의 상당 부분을 최종적으로 받는 조선업 계약 방식 특성상 조선3사는 수주한 물량의 남은 대금을 받기 힘든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수주한 물량이 고스란히 부실자산으로 둔갑해 조선3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조선3사가 러시아에서 수주한 물량은 LNG운반선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조선3사와 러시아 사이 계약이 끝내 파기되더라도 LNG운반선 발주가 늘어나고 있어 선박을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최광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를 향한 경제 제재에 따라 조선3사가 대금을 수령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졌고 이는 조선사들이 그만큼의 유동성 공백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최악으로 계약취소가 발생하면 LNG운반선 업황이 좋아 재판매가 가능할 수 있지만 북극해 항로에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LNG운반선의 경우는 재판매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는 조선3사로서는 잔금 수령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확실성 자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3사는 이미 지난해 후판 가격 상승 등 불확실한 영업 환경에 뜻하지 않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거뒀다.

조선3사는 아직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해 지난해 총 4조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은 2조 원으로 집계된다. 한국조선해양은 통상임금 패소 판결에 따른 충당금 6천억 원도 반영했다.

지난해 불확실한 영업 환경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본 뒤에도 대규모 수주 확대와 선박 건조가격 상승을 발판삼아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던 조선3사에는 예기치 않은 불확실성이 다시 발생한 것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장기화하면 잔금 수령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조선3사 실제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이 미칠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향후 LNG운반선 발주가 확대되 조선3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긍정적 관측도 나온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는 천연가스는 전체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을 중단하면서 천연가스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하는데 중동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해상을 통해 천연가스를 조달해야 해 LNG운반선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3사는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78척 가운데 87%에 이르는 68척을 수주할 만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이 미국에서 LNG를 수입하고 있는 것처럼 유럽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LNG 도입을 결정해야 하고 이는 신규 LNG운반선 발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이런 LNG운반선 발주가 늘어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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