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한 자리를 강국현 커스터머부문 사장에서 윤 사장으로 교체하는 만큼 이를 계기로 B2C(기업과 고객 거래)영역보다 다양한 B2B(기업 사이 거래)영역에서 신사업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윤 사장이 맡은 트랜스포메이션부문은 KT의 경영 및 사업전략, 기업 인수합병을 포함한 국내외 투자, 기업공개(IPO) 추진, 외부기업과 제휴 및 협력업무 등을 담당한다.
KT 이사회에 윤 사장이 진입하게 되면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을 비롯해 구 사장이 힘주는 KT의 B2B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가 날 가능성이 높다.
윤 사장은 2006년 KT 신사업추진본부장 상무를, 2015~2018년에는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을, 2018~2019년 KT 글로벌사업부문장 부사장을 역임한 신사업 전략 전문가로 평가된다.
KT를 잠시 떠났던 윤 사장은 2021년 9월 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신설에 맞춰 KT에 다시 영입됐다. 앞으로 KT의 B2B 사업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하면서 KT가 콘텐츠 및 모빌리티사업을 강화하는 데에도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KT를 떠나 다른 기업에서 일했던 기간에 콘텐츠와 모빌리티 분야를 맡아 경험도 풍부하다.
2010~2014년 CJ 기획팀장 부사장,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부사장으로 일했고 2019~2021년에는 현대자동차에서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 부사장, 모빌리티서비스를 전담하는 Taas사업부 부사장을 거쳤다.
윤 사장은 이런 경력을 활용해 디지코 전환에서 중요한 한 축인 콘텐츠 사업 확대뿐 아니라 '커넥티드 카(정보통신에 연결된 차랑)' 솔루션 사업 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아울러 4월 중으로 출범하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IDC)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KT클라우드의 기업공개를 돕는 역할도 윤 사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이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돼 이사회에서 디지코 전환에 속도를 내는 역할을 한다면 올해말 예정된 KT CEO추천위원회에서 구 사장의 연임이 결정되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선이 KT 안팎에 많다.
구 사장은 2020년 취임 뒤 인공지능,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디지털전환(DX) 솔루션 등 B2B사업을 앞세워 디지코 전환 전략을 추진하며 KT의 성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구 사장은 2025년까지 KT의 디지코사업의 매출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KT의 2021년 별도기준 디지코사업의 비중은 약 40% 수준까지 높아졌는데 특히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의 성장성이 높다.
KT의 2021년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 매출은 2020년보다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지난해 전체 매출 증가율은 3%에 미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성장성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통신업계에서는 윤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구 사장을 비롯한 'KT 경영자 리스크'와 관련한 사회적 비판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KT의 사내이사인 구현모 KT 각자대표이사 사장, 박종욱 KT 각자대표이사 겸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 사장은 모두 최근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과 관련한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를 놓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KT새노동조합은 최근 국민연금에게 현 사내이사진을 대상으로 손해배상과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등 KT의 사내이사진의 벌금형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2년 1월 기준 KT 지분 12.6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런 상황에서 윤 사장이 이사회에 진입해 신사업 추진 전면에 나서면 구 사장과 관련된 논란으로 신사업 확장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일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