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비트코인 하락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비트코인이 이제 어느정도 투자자산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4천만 원 이하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 금리인상까지, 비트코인 하락 전망 쏟아져

▲ 가상화폐 비트코인 이미지.


23일 오후 5시19분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4651만8천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11월에 기록한 비트코인 가격 최고점 8100만 원 대에서 3개월여 만에 40%넘게 떨어졌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중인 두나무의 23일 디지털자산 심리지수도 33.60을 보여 일주일 전 51.83보다 크게 하락했다.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심리지수는 업비트에 상장되어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0부터 100까지로 나타낸다.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뜻이며 33.60은 가격변동성이 높고 단기적인 저점이 형성될 수 있는 '공포'단계에 해당된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은 예견된 일이다”며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걸 인식한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 비중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3만 달러(약 3850만 원) 밑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금융 리서치 업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Fairlead Strategies)의 케이티 스톡턴은 미국의 경제 미디어인 마켓워치에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3만7천 달러 대의 장기 지지선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다음 지지선은 개당 2만7200 달러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 넥쏘 공동창업자인 안토니 트렌체프도 22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고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3만 달러 대로 돌아갔다"며 "지난해 여름 최저치인 2만9천 달러를 마지막 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3만 달러 밑으로 내려간다면 투자심리가 무너져 대량 매도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셸 보우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3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보우만 이사는 1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국은행협회 커뮤니티뱅킹 콘퍼런스에서 "3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지지하며 경제가 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향후 수개월 안에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다"며 "모든 동료들이 그렇듯이 나도 3월 회의에서 인상폭의 적절한 규모를 판단하기 위해 자료를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2022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8.8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이상 올랐다. 

3월에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 정례회의에서 예상보다 금리인상의 폭이 크면 가상화폐 시세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과거 비트코인 시세의 경향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비트코인 가격 약세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플랫폼 후오비 공동창업자인 두쥔은 2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강세장은 '반감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2025년 초까지 강세장이 오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이 일정량 이상 유통되면 채굴보상이 절반만 되도록 설계된 데 따라 4년마다 채굴량이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두쥔은 “2016년 반감기가 있었고 그 다음해인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가장 최근 반감기는 2020년 5월에 일어났고 2021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주기가 계속된다면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약세장의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락세를 끝내고 비트코인 시세가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 센터장(앤드어스 대표)은 “가상화폐는 자산으로서 위치를 확고하게 잡았기 때문에 경제상황에 따라 약간의 가격조정은 있겠지만 더 이상의 큰 하락세 없이 반등할 것이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가상화폐 가격에 반영된 상태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상황이 나아지면 비트코인 가격은 바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4천만 원 이하로 떨어지면 오히려 매수세가 강하게 일어나 하락세를 막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반등 또는 하락세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한 콘텐츠를 내놓으며 62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투자자 피터 브란트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의 가격 조정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 투자자에게 필요한 메시지는 ‘인내심’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