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무력 충돌사태가 본격화되며 미국 증시와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두고 세계 증권사에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석유와 가스, 광물 등 원재료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해 증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각으로 22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침범해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며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는 이번 사태에 대응해 러시아를 겨냥한 경제 제재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은 즉시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조치가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을 이끌고 특히 러시아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유럽 경제에 가장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 일부 지역은 러시아에서 대량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어 밀 등 곡류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 식량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는 팔라듐 광물이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여러 제품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수출 제한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이런 종합적 영향을 고려해 이미 5% 가까이 할인된 상태로 거래되고 있는 미국 증시 S&P500 지수가 사태 악화에 따라 6%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22일 미국 증시가 초반에 급격히 떨어지다 안정세를 되찾았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아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올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도 중요한 변수다.
유가 상승과 원재료 가격 상승은 자연히 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만큼 연준에서도 급격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미국 CNBC를 통해 “팔라듐과 니켈 등 광물, 밀 등 식량도 중요하지만 유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CNBC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더 본격화할수록 지나친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도 이번 사태가 전 세계의 경제 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예상보다 보수적 태도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가장 효과적으로 꼽히지만 지나친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침체되고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금리 상승이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반면 증권전문지 마켓워치는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등 일부 지역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 등에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무력충돌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인 만큼 현재 상황을 바라보는 주요 언론과 투자기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CBS뉴스는 “투자자들은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 인상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우려하고 있다”며 “증권가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폭을 예측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