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중대형배터리에서 언제나 흑자를 낼 수 있을까?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의 수요증가를 기대해 공격적 선제투자에 나섰지만 실제로 수요가 발생할 시기는 불투명하고 경쟁업체들의 생산증대로 가격하락이 이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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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전기차배터리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삼성SDI의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배터리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어 이른 시일 안에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 토요타와 닛산 등에 이어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비야디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공격적인 생산증대 계획을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소닉은 현재 전 세계 리튬배터리시장에서 용량 기준으로 35.9%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테슬라와 협력해 미국 네바다주에 5조 원 규모의 신규공장 계획을 잡아두고 있다.
2위 비야디 역시 중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에 들어갔으며 LG화학도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삼성SDI는 현재 5.2%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6위에 머물고 있다.
삼성SDI는 스마트폰시장 둔화로 소형배터리 사업에서 부진이 이어지자 전기차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선제투자를 하고 있다. 예정된 투자금액만 올해 1조 원, 향후 3년 동안 3조 원이다.
하지만 세계 경쟁사들이 이미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상황에서 추가로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는데다 전기차배터리의 수요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 삼성SDI가 장기적 실적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주 거래선인 BMW와 폴크스바겐, 현대차 등의 전기차배터리 수요는 아직 크지 않다"며 "공격적인 생산시설 투자가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올해 삼성SDI의 생산시설 가동률이 50%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당분간 리튬배터리의 원가상승과 공급가격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배터리 핵심재료인 리튬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경쟁업체들의 배터리 공급가가 낮아지고 있어 가격경쟁이 벌어지며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SDI의 중대형부문 수익성은 정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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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
삼성SDI는 공격적 투자에 따른 일회성 비용 부담이 커지고 중대형배터리의 적자가 이어지며 1분기에 영업손실 7천억 원을 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2월 화학사업부문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실적반등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 장기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 연구원은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수익성이 악화하고 기술 차별화를 위한 연구개발비 부담도 점점 커질 것"이라며 "저유가의 지속으로 전기차의 수요확대도 늦어지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삼성SDI가 중대형배터리의 적자폭을 줄이지 못해 올해 영업손실 805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내년까지 3년 연속으로 연간 영업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