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플랫폼 사업자들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은행권은 이에 맞서기 위해 플랫폼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월간활성사용자 수(MAU)에서 '1천만 명'을 플랫폼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주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이미 이 수치를 훌쩍 넘긴 상황이어서 은행권은 마음이 급한 상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 플랫폼 가운데 가장 많은 MAU를 나타내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의 플랫폼인 'KB스타뱅킹'으로 파악된다.
KB국민은행의 자체집계에 따르면 1월 기준 KB스타뱅킹의 MAU는 900만 명이다. 일부 외부조사기관 집계로는 1천만 명을 이미 넘어섰다는 결과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11월 기존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계열사 핵심서비스를 탑재하면서 '슈퍼앱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KB스타뱅킹 MAU를 1500만 명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MAU 확대를 위해 지주·은행 겸직조직인 디지털콘텐츠센터를 올해부터 신설하고 CJ헬로, CJENM, SK브로드밴드 출신 디지털콘텐츠 전문가 허유심 상무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디지털콘텐츠 센터를 통해 거래편의성과 상품뿐 아니라 고객을 붙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플랫폼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한은행의 플랫폼 '쏠'이 KB스타뱅킹의 뒤를 바싹 쫓고 있다. 신한은행 자체집계 기준으로 2021년 연평균 기준으로 쏠의 MAU는 858만 명이다.
2020년 685만 명, 2021년 6월 748만 명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이 계열회사들의 플랫폼을 KB스타뱅킹으로 모으고 있는 것과 달리 신한금융그룹은 여러 계열사의 자체 플랫폼을 통해 MAU를 끌어올리고 있다.
2021년 연평균 기준으로 신한카드의 '신한pLay'는 MAU 856만 명으로 은행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더해 1월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의 공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비금융 분야에서도 플랫폼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은행·카드 플랫폼을 모두 합쳐 800만 명 수준의 MAU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MAU 1천만 명을 목표로 삼았다.
황원철 우리금융지주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개인고객이 전체적인 금융 니즈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충족할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나 "플랫폼 경쟁력에 대해 중점을 두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대표 뱅킹앱인 하나원큐의 MAU는 300만~400만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퍼스트'를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의 하나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그저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호를 나열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핵심 기반부터 재설계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회장에 내정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도 그룹의 최대과제 중 하나로 '금융플랫폼 강화'를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