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신규수주 가뭄과 기존수주 계약해지 등으로 수주잔량이 줄어들어 매출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했던 프로젝트의 계약이 최근 해지되면서 수주잔고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수주공백이 하반기까지 장기화되면 내년 매출이 급감할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다.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실적을 한 건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브라우즈 FLNG의 계약취소에 따라 1분기 말 인도기준 수주잔고가 301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가운데 이미 매출에 반영된 부분을 제외하면 삼성중공업의 매출기준 수주잔고는 15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연말까지 약 7조8천억 원의 매출을 인식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물량은 모두 8조7천억 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해당 물량이 내년 매출에 기여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포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매출이 급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중공업이 부진한 신규수주를 빨리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봤다.
조 연구원은 “수주잔고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수주물량까지 취소되면서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신규수주가 재개되기 전까지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이면서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가 미뤄지고 글로벌 선사들도 물동량 감소로 선박발주를 쉽게 늘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규수주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세운 수주목표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브라우즈 가스전 FLNG 프로젝트를 포함해 모두 125억 달러를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브라우즈 가스전 FLNG의 상부구조물 3기에 대한 수주 예상치가 모두 70억 달러였던 점을 고려할 때 연간 수주목표 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인도 게일사가 발주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9척과 모잠비크 코랄 FLNG 등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포함해도 올해 삼성중공업의 신규수주 규모는 70~80억 달러를 넘기 힘들 것으로 정 연구원은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