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2-02-03 14: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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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표 고바이오랩 각자대표이사가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 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초연구를 강화한다.
자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집단) 신약 후보물질을 더 늘릴 수 있고 건강기능식품용 균주를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고광표 고바이오랩 각자대표이사.
3일 고바이오랩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학교 종합연구동 안에 자리한 고바이오랩 연구소가 3월 경기도 성남 판교에 있는 연구개발(R&D) 클러스터인 코리아바이오파크로 이전한다.
코리아바이오파크는 한국 신흥 바이오 벤처의 요람으로 꼽히는 곳이다. DNA 모양을 본따 설계된 이곳에는 현재 한국바이오협회를 비롯해 아미코젠, 랩지노믹스, 바이오니아 등 30여 개의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고바이오랩은 1월24일 제넥신으로부터 약 90억 원에 코리아바이오파크의 연구시설을 넘겨받았다.
고바이오랩은 코리아바이오파크 연구공간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장비들을 더 확충하고 연구개발 인력도 더 뽑을 계획을 세웠다.
고바이오랩은 코리아바이오파크 입주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건강기능식품용 균주 발굴 능력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고 대표는 국내 연구소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 임상을 추진하는 사업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기존 시설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3월에서 4월 초 안으로 입주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연구소 확장 이전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기초연구를 더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신약 후보물질 임상에 필요한 자금 확보와 연구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지난해 11월 총 445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전환우선주 153만7922주 335억 원과 전환사채 110억 원으로 구성됐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술은 이미 갖췄다.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 장비와 인력이 더해지면 이전보다 더 많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플랫폼기술인 ‘스마티옴(SMARTiome)’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티옴은 10년 이상 축적한 한국인 3천 명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인 ‘백스데이터’, 5천여 종의 미생물 후보군을 확보한 ‘백스뱅크’, 마이크로바이옴 임상 데이터 분석·평가 시스템인 ‘백스플로어’ 등 3가지 기술로 이뤄졌다.
이밖에 고바이오랩은 2022년 1분기 안에 이마트와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할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스마티옴 기술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바이오랩은 이마트와의 합작회사에 스마티옴으로 발굴한 건강기능식품 제조용 마이크로바이옴 균주를 제공하기로 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사용하던 스마티옴 기술을 건강기능식품 개발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고바이오랩과 이마트 사이 수익배분에 관한 사항은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마트가 고바이오랩과 건강기능식품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두고 고바이오랩의 마이크로바이옴 균주 발굴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바라본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규모는 2019년 약 800억 달러(약 96조5천억 원)에서 2023년 약 1100억 달러(약 132조7천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바이오랩은 2014년 설립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2020년 11월 기술성장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고바이오랩은 자체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기술로 만든 먹는 면역질환 치료제 균주인 ‘KBL697’과 ‘KBL693’을 이용해 건선·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 ‘KBLP-001’(호주, 미국 임상2상),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KBLP-007’(미국 임상2상), 천식·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 ‘KBLP-002’(호주 임상1상) 등을 개발하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아시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가운데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건선 치료제 후보물질 'KBLP-001'의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고 대표는 1992년 서울대학교 미생물학 학사학위를, 1994년 같은 대학교 분자바이러스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학교에서 1996년 이학 석사학위를, 2000년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21년 9월30일 기준 고바이오랩 주식 508만2천 주(지분율 31.4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