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에 올랐지만 경쟁사인 대만 TSMC와 인텔에 맞서 선두를 유지하려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야만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바라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삼성전자가 다시 글로벌 반도체 매출 선두에 올랐지만 대만과 미국 경쟁사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2021년 반도체사업에서 올린 연간 매출은 94조1600억 원에 이른다.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약 782억 달러다.
인텔은 2021년에 연매출 790억 달러를 올렸는데 2021년 말 기준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가 인텔의 매출을 소폭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연매출에서 인텔을 넘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에 오른 셈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 매출이 인텔이나 TSMC 등 상위 경쟁사와 달리 시스템반도체가 아닌 메모리반도체에서 주로 발생했다는 점을 중요한 차이라고 바라봤다.
메모리반도체는 특성상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메모리 이외 반도체사업을 키우고 있는 점이 업황 변동에 따른 영향을 줄일 수 있다”며 “파운드리는 성장성도 큰 분야”라고 바라봤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TSMC가 올해 사상 최대규모인 연간 440억 달러 시설투자를 예고한 점을 두고 삼성전자가 여기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인텔도 미국에만 2곳의 새 공장을 건설하는 데 400억 달러 안팎을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400억 달러를 반도체 시설투자에 사용했는데 대부분이 메모리반도체에 활용됐고 올해 투자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TSMC는 지난해 연간으로 약 51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연매출과 차이가 크지만 대규모 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면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880억 달러 규모의 순현금은 경쟁사에 맞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실탄”이라며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