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위탁생산(CMO)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자금도 필요하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역대 최대 수준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생산시설 확대계획에 걸맞은 시설자금 마련에 나선 이유다.
 
[오늘Who] 삼바 사상 최대 3조 유상증자, 존 림 생산능력 초격차 간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 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설립된 이후 시행한 유상증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특히 시설자금의 규모에 시선이 쏠린다.

유상증자의 목적은 2가지다. 하나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1조2천억 원이다.

나머지 1조8천억 원은 모두 시설자금으로 투입된다. 2조 원 가까운 시설자금을 유상증자로 모집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가장 규모가 컸던 유상증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로 당시 1조2천억 원가량을 모았다. 그 가운데 시설자금은 7800억 원 수준이었다.

이번에 추진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려는 시설자금 규모는 그에 비해 2배가 훨씬 넘는다. 존 림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시설 확대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자금 확보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이 있는 인천 송도 제1 바이오캠퍼스에 1조7400억 원을 투입해 4공장을 추가로 짓는 중이다. 4공장은 올해 10월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체 생산능력은 36만4천 리터로 세계 바이오 위탁생산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23년 4공장이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 생산능력은 62만 리터로 대폭 늘어난다. 

존 림 사장은 여기에 더해 조만간 제2 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하고 5공장, 6공장 등을 순차적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도 세계 1위 수준인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존 림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6, 7, 8, 9공장을 미래 산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제3 바이오캠퍼스는 미래 성장을 위해 아직 예정이 없지만 계속 생각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대규모 사업을 연달아 진행하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보유 자금이 충분치 않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약 2600억 원에 머물렀다.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을 현금으로 포함시켜도 5천억 원 중후반대 수준에 그친다. 

존 림 사장은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안에 부지를 확보해 5공장을 착공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유상증자 등 새로운 자금원이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현재 사용하는 부지보다 규모가 큰 35만㎡의 제2 바이오캠퍼스 추가 부지 계약을 연내 체결하겠다”며 “글로벌 위탁생산 생산능력 1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동력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당 59만9천 원에 500만9천 주를 발행할 것으로 예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리사주조합에 신주 12.5%를 우선 배정한 뒤 구주주에 1주당 0.0662517947주를 배정한다. 나머지가 일반공모 청약으로 돌아간다. 

일반공모 청약 예정일은 4월12일부터 13일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