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최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가운데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SK네트웍스 전 회장 최신원,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선고받아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은 다만 재판과정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해소됐고 최 전 회장이 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적극 협조한 부분을 참작해 최 전 회장을 바로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법원은 최 전 회장이 개인 골프장 사업을 위해 SK텔레시스로부터 155억 원을 대여한 점을 놓고 경영상의 합리적 재량범위 내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배임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또 SK텔레시스 회삿돈으로 최 전 회장의 개인 유상증자 대금과 양도소득세 280억 원을 납부한 점도 횡령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최 전 회장 측은 해당 자금은 일시적으로 사용했고 이후 모두 반환했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범행금액이 거액인 데다 사회적 지위에 비추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최 전 회장이 범행금액을 전액 회복하고 그룹경영에서 물러난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최 전 회장이 대표를 지냈던 SKC가 SK텔레시스가 진행한 약 9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점에 관해서는 정상적 경영판단으로 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배임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 전 회장은 개인 골프장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2235억 원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더해 SK텔레시스가 2012년 10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최 전 회장이 직접 개인자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처럼 속여 신성장동력 펀드가 275억 원에 이르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게 만들었다는 의심도 샀다.

최 전 회장은 2021년 3월 수사 과정에서 구속된 뒤 9월 구속기간이 끝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다.

최 전 회장은 2021년 10월29일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물러났다.

법원은 이날 최 전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조경식 SK에너지 대표,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와 최모 SKC 전 경영지원본부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2021년 12월16일 열린 최 전 회장의 결심공판에서 최 전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1천억 원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또 최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징역 7년을,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