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초고액자산가와 일반고객을 모두 자산관리(WM)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올해 증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리테일부문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할 것을 대비해 자산관리의 수익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로고. |
23일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증권사들이 리테일부문에서 자산관리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올해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WM고객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특화점포를 마련하는 한편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세워 비대면 가입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업계 최초로 벤처와 스타트업 등 성장기업의 임직원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SNI센터(The SNI Center)'를 오픈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에 특화시킨 청담금융센터와 광화문금융센터 2곳을 신규로 설립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산관리 특화점포 오픈을 위해 씨티은행 스타급 자산관리(WM) 전문가들을 영입하며 공을 들이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빌딩에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남파이낸스WM센터'를 열었다.
KB증권은 7월에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오픈할 예정인 초고액자산가 중심의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과 연계해 새로운 영업 채널을 구축한다.
증권사들은 초고액자산가를 위해서는 특화점포에서 전문상담을 활용한다는 오프라인 전략을 진행하는 한편 일반 고객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탑재한 비대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이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해당 고객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개인의 자산·신용관리를 돕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들은 마이데이터사업을 통해 일반 고객들에게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증시호황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증권사 가입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장기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 기간에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서비스를 출시했고 올해 본서비스가 시행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서비스를 내놓았고 KB증권은 24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각 증권사들은 각종 이벤트를 열면서 고객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을 늘려나가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와같이 초고액자산가와 일반고객들을 위한 자산관리사업에 열중하는 배경에는 최근 증시흐름이 둔화되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테일부문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산관리 고객을 확보해 브로커리지 수익 둔화를 방어할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해 1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2조1073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는데 올해 1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0조 원을 밑돌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도 2021년 1분기 2조2953억 원에서 2021년 3분기 1조7010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4분기에도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22조7천억 원으로 나타나 브로커리지 수수료도 전분기대비 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