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전의 막이 오르면서 회장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에 오른 적이 많았던 만큼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최근 저축은행업계에도 ‘디지털’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민간 출신의 업계 전문가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전 막 올라, ‘민간’이냐 ‘관료’냐 시선 엇갈려

▲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왼쪽)와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20일 만료됨에 따라 다음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3년 전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때 막판에 지원자가 몰려 역대 최다 지원자 수를 기록했던 점에 비춰볼 때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결국 관료 출신과 민간 출신 가운데 누구가 차기 회장을 맡을 것이냐에 눈길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다음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두 명인데 공교롭게도 한 명은 민간, 한 명은 관료 출신이다. 

민간 출신인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는 가장 먼저 저축은행중앙회장 출마 의사를 밝히고 다수의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오 대표는 저축은행업계 출신으로 업계 현안에 밝은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업 경험에 기반한 공약도 적극 내놓고 있다. 

오 대표는 1960년 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8년부터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관료 출신인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정부와 소통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을 맡던 때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관련해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이력도 있다.

이 전 위원장은 1960년 생으로 고려대 행정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29기로 금융위원회에서 기업재무구조개선단 국장,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을 맡았고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대부분 관료 출신이 맡았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입장을 금융당국에 잘 전달하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강력한 장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저축은행업계는 2012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로 계속 강도 높은 규제를 받고 있는 데다 올해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성장세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저축은행들에게도 디지털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 민간 출신의 업계 전문가가 더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무래도 저축은행업계 현안을 잘 파악하고 어려움도 잘 이해하는 만큼 이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삼고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저축은행 대부분이 독자적으로 모바일앱을 구축하고 비대면 금융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도 공식 모바일앱 SB톡톡플러스앱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경쟁력 제고와 디지털금융기반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0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및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선거공고는 21일 내고 후보등록을 2월4일까지 받는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등록한 후보를 대상으로 검증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1~3명으로 추리면 2월17일 회원사의 투표를 진행해 회장을 선출한다. 이때 79개 저축은행이 1표씩 행사한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1994년 곽후섭 전 회장과 2015년 이순우 전 회장을 빼면 모두 관료 출신이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